반짝이지 않아도 좋아?
당신은 샤인머스캣입니까?
샤인머스캣은 인기 스타다.
탱탱한 연둣빛 알갱이는 보는 눈을 즐겁게 하고,
포도인데도 시지 않아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는다.
마트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비싼 몸값에 선뜻 집어 들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원하면 주저하지 않고 바구니에 담는다.
그 미덕은 분명하다.
언제 먹어도 일정한 단맛,
냉장고 속에서 오래 버텨내는 강인함,
껍질째 먹어도 깔끔한 편리함.
아이들에게 내놓아도 남김이 없어
육아 장비 같은 든든함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내 최애는 아니다.
샤인머스캣은 언제나 비슷한 맛을 내지만,
예상치 못한 반짝임은 없다.
조심스레 베어 물면 산뜻한 향이 확 퍼지는 사과,
단단히 익어 은근한 단맛이 도는 배,
손끝에 쉽게 으깨지지만 그 연약함마저 귀한 딸기.
위험과 불완전함이 있기에 오히려 특별하다.
샤인머스캣, 너는 고급일까?
세련되고 완벽해 보이지만, 어쩐지 공장에서 찍어낸 듯하다.
선별된 유전자, 씨앗조차 없는 매끈한 족보.
너의 매끈함 속에서 나는 묻는다.
정말로 대대손손 이어질 생명의 힘이 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