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에 대한 생각
올해 상반기를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단연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아닐까 싶다. 어딜 가나 연일 AI관련 소식들이 이어진다. Chat GPT가 세상에 등장하고 1년 남짓의 시간 동안 AI가 무서운 속도로 우리의 삶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벌써 일부 산업군에서는 적극적으로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했고, SNS에서는 다소 자극적인 키워드를 담아낸 'AI에 가장 빨리 대체될 직업군 TOP 5'와 같은 컨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의 관심이 '대체될 수 없는' 것들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갈수록 세상이 빠르게 변해간다고 느끼는 요즘, 많은 것들이 대체되는 가운데 나의 필요성을 스스로가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요해지는 것들, 즉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
반복적인 학습에 뛰어난 AI가 할 수 없는 이른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창의적인 것들,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컨텐츠를 완결하는 것들, 다양한 생각들을 해볼 수 있다.
짧은 식견으로 내 의견을 보태자면 사람의 감정에 관한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정을 분석하고 문제를 파악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 공감하고 감정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불쾌한 골짜기'라는 표현이 있다. 인간의 외형을 닮은 로봇을 보고 느끼는 묘한 불쾌함을 뜻하는데, 이처럼 우리는 인공적인 대상이 특정한 바운더리를 넘어서면 거부감을 드러낸다. 비슷한 맥락으로 인간의 감정에 AI가 '선'을 넘어 개입한다는 것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감정과 연결되는 '인간미'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사전에서 정의하는 인간미는 아래와 같다.
* 인간미 : 인간다운 따뜻한 맛
인간다운 따뜻한 맛은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비대면과 온라인이 확장되어 가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따뜻함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하고 간직하고자 한다.
일상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순간은 바로 '공감'에서 비롯된다. 나의 감정과 상황을 누군가 이해해 줄 때, 각박한 세상에서 혼자가 아님을 느낄 때,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누군가가 존재할 때.
공감을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교류한다고 느낀다. 여담이지만 브런치에도 그런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을 많이 남기고 싶다. 사람냄새나는 글 역시 대체 불가능한 하나의 컨텐츠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공감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을까?
최근에 '옥동자'로 유명한 개그맨 정종철 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지금은 '옥주부'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지만 여전히 개그맨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개그로 활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개그맨 중에는 똑똑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라는 질문에, 개그맨들은 똑똑하다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답변을 했다.
소위 밑바닥부터 시작해 온 개그맨들이 많기 때문에 안 해본 일이 없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공감 포인트를 짚어내는 안목이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공감의 뿌리는 경험이다. 내가 퇴사라는 경험을 통해 회사 밖의 삶을 꿈꾸거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되는 메시지를 건네줄 수 있듯이, 새로운 경험들이 쌓일수록 나의 '공감 그릇'또한 커질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 본다.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삶의 방식은 편리해졌지만, 반대로 사회성은 점점 결여되고 감정은 바삭하게 메말라간다.
그 감정에 물을 줄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의미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공감되는 글을 쓰는 것도 좋고 영상을 남기는 것도 좋고, 누군가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네며 대화를 나눠도 좋을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인간미를 나눌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