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우울과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행동
병원 상담을 잠시 보류한 상태에서 몸과 정신 두 가지 모두 상태가 엉망진창이었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했다. 도대체 이유가 뭘지 찾고 고민하다 발견한 단어가 바로 '면역력'이다. 전에도 지나가면서 '면역력'이란 단어는 종종 들었지만, 면역력이란 게 떨어지면 이렇게까지 몸이 안 좋아지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게다가 항상 건강하다고 장담했던 한 덩치 하는 내가 면역력이 떨어질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찾아본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의 거의 모든 부분이 소름 끼칠 정도로 내가 지금까지 겪은 증상과 일치했다. 그제야 아 내가 면역력이 진짜 많이 떨어졌구나, 깨달았고 면역력의 소중함을 실감했다. 그리고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병원 약을 제외한 면역력이 높아지게 실질적으로 당장 내가 의지하고 투여할 수 있는 것은 '식품'과 '영양제'였다. 그래서 인터넷과 건강프로그램, 책을 찾아보며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들을 찾다 보니 이게 웬일? 자연스레 '면역력'과 나란히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들도 함께 딸려 나왔다. 몸안에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면역력 저하로 우울증이 오거나 영양소 부족으로 우울증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섭취해서 우울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현실적인 해결책이 보이는 것 같아 하늘에 빛이 한 줄기가 떨어지는 것처럼 답 없이 느껴졌던 내 인생에서 희망의 실오라기가 한 줄 잡히는 것 같았다.
몇 년 전부터 집에는 홍삼가루가 있었다. 전에는 이 홍삼은 부모님이 드시는 '그냥 갈색 가루'였다. 이번 기회에 홍삼가루를 슬쩍슬쩍 아침마다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과 꿀 한 숟가락을 따뜻한 물에 섞어 차로 마시기 시작했다. 조금 쓰긴 했지만 못 먹을 맛은 아니었다. 영양제는 아이허브 사이트를 통해 직구로 구매했다. 물론 국내에도 좋은 영양제가 많지만 아이허브가 종류도 많고 싸다는 점과 아이허브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 도전했다. 면역력과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프로폴리스'와 '비타민D', '마그네슘'을 샀다. 구입하면서 배송비를 적게 내려고 여러 영양제도 같이 샀는데 (여러 비타민인 함께 든 '종합비타민', 눈에 좋은 '루테인', 뼈와 관절에 좋은 'msm', 장에 좋은 '유산균') 주문한 약들을 도착하고 나니 하루에 먹어야 하는 약이 총 8알이었다. 8알을 매일 먹으려니 속도 이상하고 양이 많아 고통스러웠다. 결국 한 달도 안돼서 나머지 약은 점점 챙겨 먹으려는 의지가 약해지더니 서랍 속에 처박히게 되었고 1년 동안 꾸준히 먹은 영양제는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져 절실하게 필요했던 '비타민D'와 '마그네슘', '프로폴리스' 그리고 '홍삼차'까지 였다.
그렇게 몇 달을 챙겨 먹으니 나는 정말 아주 아주 조금, 정말 쥐똥만큼씩 기분이 서서히.. 조금씩 나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신기하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숨 쉬는 일분일초가 고통스럽고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녔던 지독하고 끔찍했던 '그 기분'이 사라졌다.
물론 영양제를 챙겨 먹으면서 앞서 여러 가지 행동을 바꾼 것까지 종합적인 호전 이유가 있겠지만, 약을 챙겨 먹은 이후로는 확실히 봄에 항상 오는 비염을 제외하고 두드러기도 안 나고 감기도 열이 펄펄 끓을 정도로 걸리지 않는다. 이게 영양제와 홍삼의 효과일까? 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시기에 우울증이 찾아온 엄마의 우울증도 생각보다 빨리 호전되었는데, 이 영양제들이 엄마에게는 완벽히 효과가 있었다. 영양제를 주문하기 전에 우울해하는 엄마에게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너무 우울하면 같이 병원에 가보자고. 그리고 영양분이 부족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앞으로 하루에 한 번씩 영양제를 챙겨주겠다고. 매일 먹어야 하는 본인의 혈압약도 까먹고 잘 챙겨 먹지 못하는 엄마를 위해 하루에 한 번씩 '비타민D'와 '마그네슘'을 챙겨주었다. 그런데 엄마는 영양제의 효과와 더불어 생각하지도 못한 이상한 부분에서 우울증이 많이 나아졌다.
뭐가 단단히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우울해서 소파 한구석에 쭈그려 앉아있는 엄마에게 한 손에는 약 2알을, 한 손에는 마실 물을 가지고 다가가 '울 00이(엄마 이름) 약 먹자~' 이렇게 말하고 약을 건네면 짜증에 가득 차 있던 엄마가 나를 흘겨보다가도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거의 까먹는 일 없이 저녁마다 매일 엄마에게 약을 챙겨드렸는데 기분이 나쁘거나, 나에게 화를 내거나, 미리 자려고 미리 누워있어도 깨워서라도 꼭꼭 손에 약을 올려주고 물을 떠다 주었다. 약 챙겨주기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 가끔 내가 피곤하거나 깜박하는 날에는 엄마가 먼저 나에게 스윽 와서 물어본다.
"오늘은 왜 약 없어?"
엄마에게는 영양제의 영양분 효과와 더불어 내가 하루에 한 번씩 엄마에게 주는 '마음'이 마음을 치유하는 영양제였던 것 같다.
참고 문헌: 박용우 외 지음 '내 몸에 맞는 영양제는 따로 있다'와 각종 인터넷 뉴스, 건강 프로그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얻은 정보로 실행한 내용입니다. '종합비타민'은 여러 비타민과 비오틴, 칼슘 등등 다양한 성분이 함께 들어있어 한 알로 같이 먹어 좋지만, 먹고 나면 속이 좋지 않고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 지금은 비타민 D만 꾸준히 챙겨 먹고 있습니다.(사람에 따라 반응이 다르니 참고하세요.)
요즘 여러 매체에서 비타민D 부족에 대해 많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 비타민D는 한국인의 90%가 부족할 만큼 부족한 비타민이라고 해요. 비타민D는 칼슘과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건강을 위해 약을 챙겨 먹자고 이것저것 다 챙겨 먹으면 끝도 없고, 많은 약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 저는 몇 가지 종류를 정해 꾸준히 먹고 있는 것뿐이니, 영양제는 성분과 효과를 잘 알아보고 구입하거나 약사 또는 의사와 상의 후 구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