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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각커피 Sep 05. 2019

뚜벅이의 '마이크로 어드벤처'(1)

2장 우울과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행동





 멀리 돌아다닐 일이 없어 가끔 밖에 나가봤자 근처 30분 내외 거리만 잠깐씩 돌아다니는 집순이 생활. 어느 날 항상 가던 길이 너무 지겹고 새로운 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우연히 보이는 낯선 길목으로 들어가 무작정 목적지를 향해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처음 토끼를 따라 들어간 나무기둥을 들어가는 느낌처럼. 분명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내가 보던 건물인데 그 사이에 있는 사잇길은 너무나 생소하고 낯설었다. 다른 나라에 구경온 사람처럼 두리번거리며 주택 대문 옆에 주렁주렁 달린 주황색 꽃이 다르게 보였고, 비툴 비툴 직접 쓴 글씨로 써둔 주차금지 글자도 왠지 멋스러웠다. 사이사이 몰랐던 미용실과 슈퍼가 숨어있었고 세일하는 코너에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싸게 파는 동네 후라이드 치킨 가게와 공방, 작은 카페도 있었다. 아, 내가 몰랐을 뿐이지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장소 사이사이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삶을 꾸려가고 있었구나. 길이 끝나고 다시 내가 항상 다니던 큰길로 빠져나오자 잠깐이지만 모르는 여행지를 종이 지도에 의지해 돌아다녔을 때의 두근거림과 익숙한 보금자리로 도착했다는 안락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어라? 우리 동네에 이런 풍경이 있었나? 새로워. 짜릿해. 재밌어!

 

 조금 다른 길로 동네를 돌아다니며 즐기는 나만의 극세사 '마이크로 어드벤처'를 떠나본다. '마이크로 어드벤처'란 앨러스테어 험프리스의 책 '모험은 문 밖에 있다'에서 나온 단어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작고 소소하게 탐험과 모험을 즐기는 새롭게 떠오른 탐험의 방식인데 내가 혼자 하고 있는 동네 탐험과 굉장히 비슷했다. 물론 나는 그들이 말하는 마이크로에서도 더더 극세사 마이크로 어드벤처라 사실 '투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지만 일상에서 가볍게 시작하는 출발점은 어느 정도 통하는 개념이었다. 집순이에 쫄보에 돈도 없는 나는, 최소의 모험심과 비용 그리고 최대의 안정성을 갖고 나만의 모험을 떠나기 시작했다.






제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다음에 또 이런 순간이 오면 다시 꺼내보기 위한 정리 목록이기도 해요.

보시는 분들께 이렇게 해야 돼! 라며 강요하는 정답이 아닙니다.

주제에서 더 잘 아시는 분이나 다른 방법을 갖고 계셨던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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