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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김 Oct 28. 2022

글쓰기가 외롭지 않아지는 책들

글을 쓰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글을 쓰다 보면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쓸 만한 주제를 찾아 초고를 쓴다. 그러면서 문장을 잇고 단어를 다듬는다.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고 나면 비로소 공개할 만한 글이 하나 나온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 2~3000자 정도 분량을 쓴다. 짧은 글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꾸준히 쓰려고 하다 보니 가끔 주말에 급하게 쓸 때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쓴다 해도 글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동경한다. 잘 쓴 글이 무척 부럽다. 이리저리 연습을 해보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직장인인지라 프로 작가처럼 하루 온종일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수는 없다. 그저 아마추어가 프로를 흉내 내듯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이것저것을 해볼 뿐이다.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이 내 한계를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게 된다.


그래도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꾸준해서 틈이 나면 연습을 하고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는다. 가끔은 작법서를 찾아 읽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조금 더 글을 잘 쓸 수 있을지 발버둥을 쳐보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 저 책을 찾아 읽다가 글쓰기에 대해 꽤 많은 작가들이 글을 썼다는 걸 알게 되었다. 주로 자기 이야기를 쓴 에세이 형식인데, 읽는 재미도 있고 글쓰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글을 쓰는 건 프로에게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글을 쓰는 그들의 이야기는 나 같은 아마추어에게도 용기가 되었고 글을 쓰는 방법도 많이 알려주었다.






글을 쓰는 작가라면 한 번쯤 읽어 봤을 법한 책이 있다.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이다. 하루키는 매일 정해진 양을 꾸준히 쓰는 걸로 유명하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그 이야기가 나온다. 매일 글을 쓰고 꾸준히 운동도 하며 하루키는 소설을 그야말로 벼려낸다. 읽고 있으면 ‘아, 이 정도 꾸준함은 있어야 글을 잘 쓸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업 작가인 하루키처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조금이라도 꾸준히 쓰면 뭐라도 변하겠거니 하는 마음가짐이 생겨났다. 하루키도 처음 소설을 썼을 때부터 글 쓰는 습관을 유지해 온 건 아니었다고 하니 용기도 조금 생겼고 말이다.


종종 작가들은 글을 쓸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고도 한다. 글을 쓰는 일은 정말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 일이 많은데, 그 많은 작가 중에서 글쓰기가 재밌다고 외치는 작가도 있었다. 바로 SF 작가인 배명훈 작가인데, <SF 작가입니다>라는 책에서 그는 글쓰기가 즐겁다고 말하고 있다. 읽고 있으면 작가가 정말로 즐기면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신이 난다. 재밌는 사실은 이 책에서 ‘천하삼분지계’도 언급하고 있는데, 처음 목차를 보았을 때 SF 작가와 ‘천하삼분지계’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읽고 나니 그게 참 신기하게 납득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다. 글 자체가 재밌어서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생각하는 폭이 널뛰는 듯 왔다 갔다 하는 작가라 읽고 나면 ‘아, 이렇게도 글을 쓸 수 있구나. 이렇게 재밌는 글을 써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쓰다 보니 소설가의 이야기만 쓰고 있는데, 다음에 이야기할 김초엽 작가도 소설가이다. 하지만 김초엽 작가는 공저로 <사이보그가 되다>라는 논픽션을 내놓았다. 논픽션을 쓰고 싶다면 김초엽 작가의 <책과 우연들>이라는 책에서 “얼렁뚱땅 논픽션 쓰기”라는 장을 보면 참고가 될 것 같다. 논픽션 작업을 했던 과정이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고, 작가로서 어떤 일을 했는지도 상세하게 나와있다. <사이보그가 되다>는 여러 곳에서 추천도 많이 되고 2021년에 여러 곳에서 올해의 책으로도 뽑힌 책이라 책 자체로도 훌륭하다. 그러니 혹시 논픽션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책과 우연들>은 작가가 책을 읽는 방법, 읽기가 쓰기로 이어지는 과정, 쓰면서 겪는 괴로움 등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많다. 읽는 내내 공감도 가고 배울 점도 많아서 연달아서 두 번을 읽었다. 읽다 보면 ‘아, 나는 이런 점이 부족하구나.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구나’하면서 반성을 하게 된다. 꼭 소설가가 아니더라도 글을 꾸준히 쓰는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글을 쓰는 건 외로운 일이다. 때로는 힘들고 기댈 곳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으면 동료나 선배를 얻은 듯 힘이 난다. 특히 나 같은 아마추어에게는 프로들의 모습을 슬쩍 훔쳐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에세이니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공감도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올리면서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글을 조금이라도 잘 쓰려고 버둥거려보지만, 나아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예전보다는 낫겠거니 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계속해본다. 프로만큼 글을 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브런치를 운영하시는 다른 분들에게도 위에 추천한 책들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글에 대한 관점도 바뀌고 충고를 들은 듯이 든든한 기분이 들 것이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고 함께 브런치에서 글로 만나뵙기를 바라며 부족한 글을 마친다.


Photo by Thom Holm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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