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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군 Dec 16. 2020

내 집 마련, 입주했습니다.

매수 결정 및 시점 선택 이유

내 집 마련, 입주했습니다.(매수 이유 및 과정)


배려했더니 좋은 시점 집을 구했습니다.


2019년 9월 경기도에 작은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바로 입주하고 싶었지만, 실거주 중이셨던 매도자 분은 아직 들어갈 집을 구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집 2채를 가질 여유 자금이 없는 이상 이사 날을 맞추어서 매매를 하는 것은 머리 아픈 일이지요. 사정 모르는 것도 아니고 해서 나름대로 배려해 드렸습니다.


일단 매매 계약을 하고 언제든 집 구하시면 나가실 수 있게 특약을 넣고 전세계약을 했습니다. 바로 실거주를 하고 싶었지만 본의 아니게 전세를 낀 갭 투자가 된 것이지요.(통계에는 그렇게 잡힐 겁니다)


매수시점 입니다.


집 값이 당연히 오를 거 같으니까 산거지만 너무 빨리 오르니 기쁘다기보다는 벙 찐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만약 부동산에서 [살 집도 안 구하시고 집부터 내놓으시면 어떡하시냐]고 [주말에 헛걸음했네]하고 나왔다면? 그렇게 몇 주 천천히 알아보려 했으면 아마 지금도 집이 없었을 겁니다. 기존 집주인 분의 사정을 배려해준 것이 복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집을 꾸미며 사는 재미가 있습니다만, 브런치 채널 성격이 금융 및 투자 쪽이다 보니 그건 따로 블로그에서 다루든지 해야 할거 같고, 오늘은 주택 매수 결정을 내린 이유와 과정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전세 말고 매수? 왜 작년 하반기?


매수(롱 포지션)를 잡은 이유


모든 투자의 결정은 앞으로 가격이 오를지 혹은 내릴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오른다면 매수(롱포지션), 내린다면 매도(숏포지션)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간단한 홀짝 같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봐야 합니다. 한 가지 측면만 보면 편협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제가 결정을 내린 배경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일단 실거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저와 와이프의 출퇴근 거리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배운 게 이쪽이고 저와 배우자, 평생 번 돈 들어가는 빅 딜을 하는데 기왕이면 전망이 밝은 곳을 알아볼 수밖에요.


먼저 한 고민은 아파트와 빌라의 차이였습니다. 당연히 아파트가 전망이 좋겠지요. 하지만 강남 지역의 빌라와 강북의 아파트 중 역사적 수익률이 좋은 곳은 어딜까 궁금해졌습니다.

엑셀로 뽑은 그래프


국민은행 주택 시계열 자료를 편집했습니다. 초록색 계열은 연립/다세대, 주황 계열은 아파트입니다. 역시 강남의 아파트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줬지만, 강남의 연립/다세대는 전국 아파트 평균보다 못한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지역을 포기하고 가용범위 안에서 아파트를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외 사례 및 풀리는 유동성 등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상상했습니다. 꾸준히 오르는 PIR과 같은 지표도 참고했습니다. 19년 초부터 몇 달간 퇴근하고 부동산 자료만 서치 했습니다. 서울의 평균 PIR은 꾸준히 늘었지만, 런던 및 홍콩에 비하면 아직 낮다고 판단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시아 쪽의 도시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컸습니다. 아직 상승폭이 남아있다고 판단한 거죠. 만약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면 전세를 알아봤을 겁니다.

*PIR(Price to Income Ratio) :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이게 10이라면 집값이 10년간 소득을 뜻함


이제 포지션은 정했으니 행동해야죠. 그렇게 청약을 신청하게 됩니다. 묵혀두었던 청약 통장이 그렇게 든든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꾸준히 청약을 넣었습니다.


당시 저는 지갑에 공인인증서를 넣고 다니며 청약이 뜨면 어디라도 들어가 신청을 했습니다. 생활권이 닿는 곳이면 모조리 넣었고 전부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청약 점수 커트라인을 알게 됐습니다.


계산상 30대 무자녀인 저희 부부는 당첨되지 못할 것을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1~2명 있어도 40대 중반은 돼야 가능하겠더군요. 이 청약 점수는 저를 비롯한 모든 30대와 40대 초반의 부부에게 해당하는 일이었습니다. 조만간 이들이 기존 주택 매수세로 오리라는 가정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청약에 떨어질 때마다 제가 그랬거든요.


공공 분양의 대체재는 준공된 주택이겠죠(삭제). 청약시장과 매매시장은 서로 대체관계에 있습니다. 분양 쪽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한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죠. 제가 처음 다룬 내용이기도 하고요.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만큼 한 번 이동이 시작되면 크게 움직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때부터 기존 주택을 매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매매시장이 들썩이기 전에 먼저 움직여야 했으니까요. 청약을 알아보며 주변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 몇 달 동안 호갱노노를 달고 살았기 때문에 비교적 시세는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여러 글을 보며 이론적인 지식을 쌓는 것 만큼 중요한 게 바로 '감'입니다. 꾸준히 희망 매수 지역의 가격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가격에 대한 감을 잡으시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한참 보고 있을 때는 운전 중 보이는 단지의 가격이 예상되었고 바로 검색하며 확인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정확하게 맞더군요.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방법입니다.


매매시장은 시가로 사야 하기 때문에 이제 서울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비교적 출퇴근이 가까운 경기도 지역을 보았고 지금의 집을 찾게 된 것이죠. 단지 몇 개를 추려 임장을 가보고 괜찮다 싶은 단지의 부동산에 가서 계약을 하면서 내 집 마련 위한 여정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내 집 마련을 위해 전세보증금을 현금화하고자 본가로 들어갔습니다. 현금이 있어야 청약 계약금이라도 넣을 수 있었으니까요. 이해해준 와이프의 결정이 아니었으면 시작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 뒤로 조금이라도 시드를 키우려고 노력했고 부동산 시세 파악부터 나름대로 리서치도 했습니다.


분가하여 거실을 단 둘이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운도 따라주어 좋은 시기에 매수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보다 빨리 그리고 가파르게 오른 최근 부동산 시장을 보면 개인적으로 안도를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매수를 놓친 주변의 한숨소리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영끌하여 지금 사도 늦지 않았는지? 지금 놓치면 진짜 가는 거 아닌가?(롱)

거품은 언제 빠질까? 지금 사면 상투 잡는다.(숏)


결국 롱 아니면 숏입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지인들이 물어보면 저는 매수 의견이었습니다. 지금은 케이스 별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까 하여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정리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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