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함을 말하는 용기

서운함을 말해도 괜찮다는 믿음

by SAM
ChatGPT Image 2025년 7월 23일 오후 02_31_16.png 요샌 진짜 ChatGPT가 모라도 뚝딱 잘 만들어준다


친구가 나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었다.

바로 지난주에 약속을 잊어 미안하다며 한주 뒤에 만나자고 했던 약속이다. 아침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점심을 먹는데,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스스로 만든 주말 브런치 사진을 자랑했다. 저녁에는 양꼬치와 맥주를 마실 거라며 점심은 건강하게 먹는다고 한다.

"너 오늘 나랑 약속 있던 거 잊었지?"

"응? 저번 약속 말고?"

"아냐 됐다"

지난주에 한주 뒤에 보자고 했던 약속을 태그 해서 알려주고, 전화기를 덮었다.


"언니 나 근데 오늘 저녁 양꼬치는 그냥 엄마 집 가서 먹자고 한 거지 따로 약속되어 있고 이런 거 아냐. 우리 지금 보자, 미안해"

친구는 바로 전화가 와서 사과했다. 많은 대화와 정보 속에 이게 바로 오늘이라는 것을 잊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미리 말해줄 수도 있었지 않냐며 자기가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지 시험한 것 같아서 서운하다고 했다.

모랄까, 기분이 식어버린 나는 그냥 다음에 보자고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굳이 더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 한두 마디를 보태고 나중에 다시 약속을 잡자 했다.


가라앉는 기분을 달래고자 좋아하는 카페에 왔는데, 생각할수록 친구의 전화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바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고 다음 약속을 잡으려고 말하는 친구의 마음이 참 멋지다고 느껴졌다.

나는 섭섭하거나 이런 걸 잘 말하지 못하고 있다가, 혹은 내 잘못에 대해 그렇게 명확하게 인정하고 사과하지 못해서 멀어진 관계들을 알고 있다. 그런 섭섭함이나 잘못함을 말하는 용기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 멀어지기 위함이 아니라, 가까워지기 위함이라는. 우리가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그러한 믿음이 대단하기도, 그런 용기를 내준 친구가 고맙기도 하여, 친구에게 마음을 담아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전화해 줘서 고맙다고, 나는 너의 말로 인해 기분이 괜찮아졌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즐겁게 주말을 보내고 힘내자고.


이 모든 말은 나의 진심이었고, 친구가 소고기를 보내줘서 한 말이 아니다.

아주 진심이다.


친구가 보내준 소고기세트! 결국 친구랑 같이 집에서 구워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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