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아아아아아아 하고 쏟아지는 비소리 사이사이
땡그렁땡그렁 하며 철제 베란다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섞인다.
이렇게나 비가 잔뜩 오는 아침,
회사를 가지 않고 빗방울 떨어지는걸 볼 수 있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매일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고민하며 살아가는데
이러한 하루는 내게
하늘을 나는 새나, 밖에서 피어나는 곤충이 하루 벌이를 걱정하지 않듯이
필요한 만큼은 채워주실거라 믿으며 할 수 있는 것을 해
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실제로 잘 지내고 있지 않은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않고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내가 필요한 만큼의 채움은 언제나 있다 .
솔직히 말해,
하루하루를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고민될만큼 빈손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조금 덜 쓰고 조금 더 아끼면 다 괜챃다.
이런 마음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는게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 또한 어떤 때에 채워주시겠라는 생각을 한다.
공부를 하다가 지금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두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공부를 하기 싫은 핑계인가 싶어 겁이 났지만
오늘 몫을 정해놨으니 어떻게든 끝내고 잔다는 약속을 하니
또 이 순간 즐길 수 있는 빗소리를 즐기는 것이 감사해졌다.
땡글땡글 원심을 그리며 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그저 온전히 즐기는 느낌이 비로소 들었다.
마침 틀어놓은 첼로 선율이 또 비오는 가을날에 기가 막히다
이렇게 감성적으로 들릴 수 있으니
빗물이 들이치는 듯하여 창문을 닫고 들이친 빗물을 닦으려다가
그냥 창가옆에 쌓아둔 책을 수건으로 덮어 보호하고 말았다.
그깟 비 좀 들이치면 어떤가! 닦으면 되지.
이렇게 시원하고 경쾌한 빗소리를 들을 일이 자주 없을 듯 하니,
오늘은 좀 즐겨보자.
굳이 드립커피를 마시겠다면
아침부터 원두를 갈고 향을 피우며 나른한 아침을 보낸 보람이 있다.
적당한 향기와 따듯한 커피와 켱쾌한 빗소리가 제법 잘 어울리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