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콜리!

딱 한번, 내 삶에도 있었던 나의 댕댕이

by SAM

"으악!! 늑대다~"


콜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어린아이들은 우리 집 개를 보고 소리쳤다.

가끔 콜리 등에 타보려고 하는 아이도 있었는데,

쌍심지를 켜고 콜리를 지켜주었지만, 가끔은 나도 그게 가능한지 궁금했다.


콜리는 우리 집에 있으면서 새끼를 낳은 적이 2번 있었다.

덩치가 큰 종이라 한 번에 3-4마리 정도 낳는데,

한 번은 1억,10억,100억이라고, 두 번째에는 두환, 태우, 영삼이라고 지었던 것 같다.

"10억이 뉘 집 개 이름이냐?"

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학교 다녀와서 콜리를 부르면,

콜리는 힘껏 양 발을 뻗어 달려와 내 어깨 양쪽에 턱턱 양 발을 얹었다.

그리고 우린 손을 잡고 왈츠를 췄다. 이건 내가 콜리와 제일 좋아하던 놀이다.


제일 싫어한 건 역시 똥치우기.

여름철 비가 많이 오면 콜리 똥이 하수구를 막게 해서 바지를 걷고 똥을 치워야 했다.

풀과 똥과 남은 사료. 똥. 똥. 똥...

똥은 정말 똥똥똥 떠다녔다.


내가 유일하게 화풀이를 대할 수 있는 대상은 콜리였다.

엄마에게 맞거나 오빠와 싸우면, 나는 콜리를 때렸다.

너무 화가 나서 머리를 한두 대 때리고 쭈그려 앉아 울고 있으면,

콜리는 내 손밑으로 자기 머리를 들이밀어 앞뒤로 스윽스윽 움직였다.

마치 내가 자기 머리를 쓰다듬는 듯이.

나는 미안함과 서러움이 뒤엉켜 콜리를 안고 그렇게 많이 울었다.

어릴 시절부터 죽음을 자주 떠올리던 내게, 콜리는 유일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똑똑한 콜리는, 여러 번 집을 잃었지만 야무지게 돌아왔다!

혼자 실수로 엘베를 탔다가 못 올라오기도 했고,

혹은 어떤 누군가가 예뻐서 몰래 훔쳐가기도 했다.

우리는 방을 걸어 여기저기 찾아다니기도 했고, 오토바이로 동네를 뒤져 데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결국 나는 콜리의 마지막을 알지 못했다.

우리는 이사를 가야 했고, 아빠는 콜리는 외할머니댁에 맡겼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외할머니댁에 갔을 때 콜리는 없었다.

늘 담장이 열려있는 할머니댁에 누군가가 들어와 콜리를 데려갔다고 했다.

펑펑 울며 눈물로 콜리를 찾았지만, 콜리는 돌아오지 못했다.

나는 부디, 콜리가 어딘가에서 예쁘게 사랑받고 자라기를 바랐다.


그렇게 콜리는 고작 3,4년 짧게 내 곁에 머물렀다.


얼마 전 골든레트리버 입양처를 찾는다는 글을 보았다.

아주 밝고 사랑이 많은 2살 정도 된 강아지인데,

주인의 사정으로 강아지에게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 힘든 상황이 되어, 조심스럽게 알아본다고 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누군가 강아지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입양을 보냈다고 한다.


나는 아주 조심스레,

우리 콜리도 정말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갔기를 바란다.

그리고 혹여 나에게 어떤 다른 운이 있다면,

그대가 나에게 와주면 좋겠다.


이번엔 너를 때리지도 않고,

너를 어디 보내지도 않겠다고 약속해줄께.

미안해.




콜리.png


https://m.blog.naver.com/petmanageracademy/221344671818


작가의 이전글운동하는 어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