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엄마가 문제야.
언젠가, 엄마에게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다. 엄마는 엄마의 부모에게 상처받은 기억이 없는지를 말이다. 목구멍으로 늘 삼키던 질문이 그날따라 어떤 이유에서인지 튀어나왔던 것 같다. 엄마는 머리를 크게 가로저으며 절대 그런 것은 없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엄하고 무서웠지만 워낙에 뒤끝 없이 마음을 풀어주셔서 남은 상처가 하나도 없다고 하셨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엄마가 스스로를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 속 한창때의 할아버지는 정말 무서웠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의 표현, 엄마의 숨겨진 상처는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