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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실 Mar 21. 2018

영화나눔

두 개의 빛

나눔은 주는 사람이 주고 싶을 때 주는 것이 아닙니다. 받고 싶은 사람이 준비가 되고, 받고 싶을 때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눔이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상대가 불쌍해서 나누는 것은 상대를 받기만 해야 하는 존재로 만들어버립니다.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려면 상대를 공감하려고 해야 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주인공 한지민은 스스로 계단을 내려갈 수 있습니다. 굳이 누가 도와주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눈이 보이지 않는 한지민이 불쌍합니다. 불쌍하기 때문에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고 싶어합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자신은 착한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한지민이 거부하더라도 막무가내로 도와주려고 합니다. 그런 손길에 한지민은 놀라고 당황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아주머니가 한 것입니다.

게다가 아주머니가 돈을 주는 것은 분명 한지민을 도와주려는 순수한 의도이지만 한지민을 진짜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둘의 관계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 고정되어 버립니다. 이때 한지민은 아주머니에게 줄 수 없는 받기만 하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관계형성이 동등하지 못하고 권력관계가 됩니다. 관계는 지속가능하지 못합니다. 한지민은 이 관계가 불편해집니다. 상대에게 공감받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받아야만하는 관계가 됩니다.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찍는 활동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나눔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누가 일방적으로 주는 나눔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깨달아가도록 하는 나눔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나눔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눔은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도록 함께 하는 것입니다.

추천해주신 장현진 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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