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성실 Mar 21. 2018

영화나눔

슬기로운 감빵생활

“근무태만에 업무처리능력 부족에 크고 작은 사고까지 한 두 번이 아닌데, 왜 우리가 그 사람을 데리고 있어야 하는 겁니까? 수용자들하고 툭하면 농담에 심지어 형, 동생까지 팽부장 수용자를 대하는 태도 아주 불량하고 감정적입니다. 팽부장 전출 시키십쇼.”

“싫어. 팽부장 전출 안시킬건데. 싫으면 나과장이 전출 가. 나과장 일 잘하는 거 알지. 이 교도소에 꼭 필요한 사람이야. 없으면 안 돼. 나과장 없으면 여기 개판이야. 나도 잘 알지. 근데 팽부장 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팽부장 같은 사람도 있어야, 무릎팍에 도가니같은 사람도 있어야 여기가 제대로 돌아. 내가 징계는 확실하게 할테니까 그래도 선은 넘지 마. 팽부장 전출은 없어. 그렇게 알아.”

일 잘하는 사람과 사람 좋은 사람 중에 누구와 함께 일하시겠습니까? 지금처럼 효율성만 보는 사회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만 조직에 있으면 조직이 잘 돌아갈까요? 일만 하다가 지쳐서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 다시 더 일 잘하는 사람을 데려다가 일할까요?

그럼 사람 좋은 사람만 있으면 조직이 잘 돌아갈까요? 그 또한 서로 얼굴만 바라보다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조직이나 사회에는 어느 한 쪽의 사람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일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 좋은 사람도 있어야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질 것입니다.

너무 한 쪽에서만 있어본 사람은 한 쪽의 사람만 좋아 보이고 그 사람들만 데리고 있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리더가 되는 사람은 둘 다를 함께 볼 수 있어야합니다. 둘의 갈등도 조정해주고 둘의 욕구도 맞춰줄 수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한 쪽만 선택했을 때의 단점을 최소화해서 더 좋은 조직이나 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는 더욱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우리 협동조합을 위해서 저 사람이 하는 게 뭐가 있냐며 필요없는 사람을 취급하는 것은 사람을 위한 경제라는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그런 사업을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타임뱅크처럼 사람을 자원으로 보기보다는 자산으로 봐야합니다. 쓰면 사라지는 자원이 아니라 함께 돌봐야할 자산으로 봐야합니다.

우리 사회는 소장처럼 양쪽을 모두 보듬으며 지내고 있을까요? 새는 좌우의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습니다. 한 쪽의 날개만을 고집하다가는 추락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나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