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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실 Mar 21. 2018

영화나눔

다운사이징

"작아지고 나서도 보통 사람이랑 똑같은 권리를 누려도 된다고 생각해요? 투표권 같은거요."
"왜 안 되죠?"
"왜 안 될까... 물건도 많이 안 사니 소비세도 적게 내고 소득세 안 내는 사람 천진데 경제에 전혀 기여하는 게 없잖아요. 오히려 우리한테 부담만 지우죠. 돈과 일자리까지!"
"이봐요. 그만해요. 우리끼리 얘기 좀 하게."
"간단하고 학구적인 질문 하나 한 거예요. 투표권만이라도 4분의 1만 가져요. 많이 봐준건데."
"자리로 돌아가시지. 아님 나가시든가."
"진정해요. 덩치씨. 아니 8분의 1이 좋겠어. 배설도 조금만 하고."
"앉아요."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 크기 맥주 한 잔 주세요."

경제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권리를 많이 갖는 게 공평한 것인가요, 아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권리를 갖는게 공평한 것인가요? 또는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권리를 많이 갖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요, 아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권리를 갖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요?

자본주의 경제 안에서는 어느 정도 부의 권리가 인정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그 부가 누구의 노력과 노동으로 얻어진 것인지를 물어야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그 부를 축적할 수 있다면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누군가의 노동과 노력이 없이는 부를 축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경제는 공동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들이 함께 부를 나눠가질 수 있어야 경제는 순환하고 움직입니다.

<다운사이징>에서 소인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모두 맡기고 경제규모를 축소했기 때문에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현실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아마 현실세계에도 자신들의 재산을 모두 맡기고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경제시스테이 있다면 그렇게 할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을 노린 것이 종교집단입니다. 아무튼 모두가 모아서 공동체를 위해 공평하게 분배한다면 영화와 같은 세상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공정한 분배가 전제되어야할 것입니다.

생각보다 우연한 이야기 전개로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경제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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