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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실 Mar 21. 2018

영화나눔

리틀 포레스트

나만의 작은 숲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내가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공간에는 내가 초대한 존재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식물들과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숲은 내 맘대로 할 수 없습니다. 숲이 허락한 시간이 있고 숲이 허락한 계절이 있습니다. 내가 있고 싶다고 있을 수 없고 내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없습니다.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따라야합니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거역하는 사람은 숲을 떠나야합니다.

그런 숲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내 맘대로 되지 않고 기다림이 너무나도 지루했습니다. 그래서 숲을 떠났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내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도시로... 하지만 그곳에는 내가 없었습니다. 오로지 돈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나만의 작은 숲으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생산하고 내가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있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기다림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친구들이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나 아닌 남들이 원하는 것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비록 작은 나만의 숲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작은 나만의 숲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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