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브랜드를 더 브랜드 답게
당신은 요즘 무엇을 하고 노는가? 우리나라 젊은 세대에게 놀이는 맥주&락페스티벌과 스포츠 브랜드 마라톤이 전부이다. 나이키 위런의 성공으로 시작으로 아디다스 마이런, 뉴발란스 뉴 레이스 등 국내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앞다투어 마라톤을 통해 고객 홍보에 열을 올렸다. 마라톤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이 지지를 받은 것은 우리나라의 마라톤 환경, 달리기 문화 등의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동안 특별한 놀이가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영화보고, 카페가고, 술마시는것이 전부인 이들에게 ‘함께’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행사는 2030대에게 빈곤했던 놀이문화에 새로운 바람으로 느껴진 것이다. 위 문화를 만든 브랜드는 매년 톡톡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얻고있다.
공연, 스포츠, 놀이공원 등 사람들은 즐기는 상황일 때 브랜드에 더 많이 노출되고 관대해지기 마련이다. 브랜드는 이러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금세 똑똑한 고객들에게 ‘판매’라는 꼼수를 들키고 만다. ‘아~ 결국 이렇게 판매하려고 하는구만? 약은 것들!’ 놀이를 이용한 마케팅도 결국 더 많이, 더 잘 홍보하도록 하는 목적하에 진행되지만, 고객을 그 도구로만 보지않고 진심을 담았을 때 더 오래 기억되고 회자된다. 아래, 놀이로 브랜드를 더 브랜드 답게, 더 사랑받는 브랜드로 각인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고 그 안에 어떤 패턴이 있는지 살펴보자
- 어머 알고봤더니 브랜드, 너였구나?!
신호등 잠깐의 시간에 재미를 주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면 어떨까? 아래, 포르투갈 보행자 교통안전 캠페인 ‘The Dancing Traffic Light Manikin by smart’ 사례를 본다면 신호등을 바라보느라 바뀐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 캠페인은 무단횡단이 빈번한 곳의 신호등 빨간불에 인터렉션을 넣어 사람들이 관찰하느라 신호등을 기다리는 것을 유도하는 Smart 브랜드의 광고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브랜드로고, 자동차 제품은 등장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상황을 즐기다 보면 벌써 몰입해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1-2인 차 자체가 컨셉인 Smart의 아이덴티티인 'Single Officer' 젊은 센스, 도시의 유쾌함을 일상적인 경험으로 담아낸 사례이다. 브랜드 이벤트, 프로모션임을 알고 참여하는 것보다 우연히 발견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브랜드의 가치는 드러내고 브랜드 시각물은 잠시 넣어두어도 괜찮다.
- 불괘한 경험에 반전을!
누구든 비행기 대기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탑승시간 대기, 지연, 결항 등 고객의 기다림은 사실 항공사 보다 공항의 문제에 가깝지만, 고객은 더 가까운 접점인 항공사에 불만을 쌓게 된다. 이에 에어프랑스는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에게 참여가 쉬운 15분 게임으로 이코노미 좌석을 비즈니스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해주는 'Air France upgrade challenge'라는 경험을 제공했다. 게임 Top10에 든 행운의 여행객뿐만 아니라 참여했던, 바라본 모든 고객이 짧지만, 행복한 기대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불쾌한 상황에서 짠! 나타나면 두 배 더 즐겁다. 에어프랑스를 탑승했던 고객들은 대기시간이 아닌 15분의 설렜던 경험으로 에어프랑스 브랜드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The upgrade challenge: new cabins launch in Asia - Air France
- '브랜드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방법으로!
명동 길을 걷다가 갑자기 다트 던지기를 통해 상품을 추첨받거나 놀이가 아닌 실제 생활에서 필요했던 놀이어야 한다. 우리는 브랜딩이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가아닌 '제대로 인식시키기' 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 인식시킬 수 있을까? 브랜드의 정수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사례로 브랜드 중 가장 확고한 에센스를 가진 나이키 사례가 빠질 수 없다. 스포츠 브랜드 양대산맥 나이키와 아이다스 두 브랜드의 차이점은 '누구' 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 라고 생각한다. 아이다스는 승리, 성공에 관해 이야기하고 나이키는 '자기만의 방식을 가진 사람(선수)'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페인에서 그 정수를 보여주는 마케팅이 진행되었다.
스페인들의 남녀노소 축구사랑이야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거리의 공공 운동 공간은 줄어들고 10대가 경기장을 빌리는 것은 금전적으로 어렵고 바쁜 사람들에게 운동 시간을 따로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사람들이 축구를 하는 것보다 보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나이키의 미래의 고객을 잃는 것과 같음을 알고 있는 듯 하다. Nike가 풋살화 FC 247을 출시하면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한 프로모션으로 나이키가 팝업 풋살 경기장을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일정 수의 사람들이 모이고, 이들이 어플을 사용해 경기장을 신청하면 나이키팀이 크레인과 레이저빔으로 경기장을 만들어준다. 이 경기장에는 빔으로 만든 #Mipista 헤시테그 텍스트뿐, 나이키 제품도, 판매연동 QR코드도 다른 의도는 없다. 우리는 그저 즐겁게 놀아주면 된다. 스페인 축구사랑은 즉흥적으로 즐기는 길거리 축구 문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정확히 포착한 것이다. 그리고 이 레이져빔 경기장을 이용한 고객에게는 10개의 구장을 무료로 대여해준 것보다 더 강한 각인으로 남을 것이다.
집앞에 찾아가는 나이키 전용 경기장 Nike #Mipista
브랜딩(Branding)은 궁금해지고
다시 만나고싶은 '감정'이다.
우리는 마케팅에 너무 많은 제약과 의도를 담는다. 광고, 판매, 연계, 수익, 콜라보...
놀이 경험에 심오한 의도가 담겨있다면 고객에게 금세 들통이 나고 만다. 사실 놀이의 끝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된다. 놀이는 놀이의 여운으로써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컨텐츠와 타이밍이 기획된다면 놀이만큼 자연스러운 브랜드 경험은 없을 것이다. 브랜딩(Branding)은 궁금해지고 다시 만나고싶은 '감정'이다. 물론, 그 과정은 저렴해서, 가까워서 등의 이유가 있지만 결국 브랜드를 결정한다는 것은 그러한 '마음'이라는 것. 그 '마음'이라는것은 고객의 마음속에 기억의 사다리* 7칸 중 위 칸에 남는다는 것. 고객의 감정은 마음은 한번에 얻을 수 없기에 브랜딩(Branding)은 더, 더, 멀리 보아야 한다.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브랜드를 기억하는 순서가 층층이 정해져있고 이는 7개를 넘기기 어렵다는 법칙.
흥미로운 브랜드 경험은 왜 대부분 해외 사례일까?
BXRS | 이수정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