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대 와규(고베규, 마츠자카규, 요네자와규)
자식의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장터에서 한 식구처럼 지내던 소를 다른 사람의 손에 넘기고 돌아서는데 꿈벅거리는 소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가난했던 우리 어른들은 그 형편에 소고기를 먹는다는 건 상상치도 못했었는데 지금은 수입산 소고기부터 일반 한우, 프리미엄 브랜드가 붙은 국내산 소고기까지 그야말로 '맛있는 고기'가 넘쳐나는 좋은 세상을 살고 있다.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며 기름이 자르르 떨어지는 소고기는 숯불에 구워 먹어도 맛있고 양념을 해서 먹어도 맛있다. 소는 안심, 등심, 갈빗살이니 하는 일반 부위부터 부챗살, 살치살, 새우살 같은 특수 부위, 도가니, 소꼬리를 거쳐 마지막엔 소가죽까지 남기는 것 하나 없이 모두 다 먹고 이용한다.
각 나라마다 고유하게 키운 소고기가 있는데 우리나라엔 '한우'가, 일본에는 '와규'가 있다. 일반 한우가 1등급과 1+ 등급이고, 브랜드 한우는 1++(투플러스) 등급의 프리미엄 한우가 있는데, 이마트에서는 '횡성한우', '경주 천년한우', '김해 천하일품한우'를 취급하고 롯데마트는 '마블나인(Marble 9)'이라는 1++ BMS(Beef Marbling Score) NO.9등급 한우만을 판매하는 한우 전문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1++ NO.9 등급은 근육 내 지방함유도, 고기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으로 한우 중에서도 가장 비싼 등급이다. 1++은 No.7+, No.7++, No.8, No.9으로 구분된다.).
2008년 한미 FTA 개정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하여 대한민국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광우병 사건으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 소고기 시장은 산지 가격이 폭락했어도 중간 유통 단계들의 이익 챙기기로 인해 소비자가 느끼는 '한우'의 가격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왜 이렇게까지 비싸야 하는지 모르겠다. 홈플러스가 한우뿐만 아니라 '카라라와규', '1855 블랙앵거스' 같은 프리미엄 수입 소고기를 취급하는데 한우보다는 싸지만 실제 체감 가격은 싸지 않다.
일본의 3대 와규
한우만 비싼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평가겠지만 내가 먹어본 소고기는 와규가 가장 뛰어났다. 프리미엄 와규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우'보다 '와규'가 훨씬 더 맛있었다.
일본에는 고베규, 마쓰자카규, 요네자와규라고 하는 3대 소고기, 3대 와규가 있다. 같은 한우라 해도 맛이 다르듯 와규라 해도 고기의 부드러움과 맛은 확연하게 다르다.
牛(소 우) ::
한자는 일본어로 읽을 때는 '우시'라고 읽지만 앞에 지명을 나타내는 단어와 같이 읽을 때는 '규'로 읽는다. 와규(和牛, わぎゅう)는 한자로만 읽으면 '화우'가 되는데 '어울릴 화(和)'를 '와(わ)'라고 읽는다. 와(わ)는 '일본'을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일본을 야마토(大和)라고 하듯이 사용된다. 그렇게 '와규'는 '일본소'라는 뜻이 된다.
「고베규」는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소고기이며, 고급 와규 브랜드인 다지마규 중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와규로 2009년에 캐비어, 포아그라, 화이트 트리플(버섯)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비싼 9종류의 음식으로 선정됐다. 고베규 고기는 '입에 들어가기 전에 녹아버린다'라고 할 정도다. 효고 고베에서 사육되거나 도축된다고 해서 고베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순혈종 다지마규에서도 순혈종을 철저하게 관리해서 사육한 고기가 고베규가 된다. 고베규에는 '노지기쿠'라는 국화모양의 도장이 찍힌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때 '먹고 싶다.'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오바마 와규」라고도 하는데 글자로는 표현 못할 정도로 육질이 부드럽다. 고베규의 단맛과 부드러움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스키야키"로 먹는 방법이다. 스키야키는 소고기와 야채를 냄비에 넣고, 설탕, 간장, 술이 주원료인 스키야키 양념으로 끓여 먹는 요리 방법이다. 고기를 집어서 일본 최고 등급의 카가야키(Kagayaki) 계란 노른자에 찍어서 먹는다. 물론, 소금과 후추만 뿌려 구워 먹어도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샤부샤부로 해 먹어도 맛있다.
오사카 동남쪽 이세신궁이 있는 미에현에서 자란 소 브랜드다. 마블링이 섬세하고 부드러운 육질, 단맛이 있는 향기가 특징이고, 일본에서는 "스테이크로 먹는다면 마츠자카규"라고 할 정도다. 한 입만으로 입안에 퍼지는 소고기 지방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소고기 스테이크는 양념을 가미하지 않고 오직 소금만 찍어 소고기 본래의 맛을 느껴야 한다. 마츠자카 이이난초 후카노에는 '소고기 발상지' 비석이 세워져 있는데 대부분의 농가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소를 기르며 자동차를 대신했던 마츠자카 소고기의 오래된 역사와 자부심이 있다.
요네자와규(요네자와규)는 요네가와시가 있는 야마다현 오미타마에서 생산되는 브랜드 소고기로 여름엔 무덥고 겨울은 극한으로 추운 분지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키우는 소가 잘 클 수 있도록 독자적인 사료와 노하우로 만들어낸 소고기다.
요네자와규는 메이지 4년, 외국 교사로 초청된 찰스, 헨리, 달라스라는 영국인들이 현지에서 요네자와규를 먹어보고 그 맛에 매혹되어 임기를 마치고 요코하마에 돌아올 때 요네자와규 소 1마리를 가지고 돌아가 지인에게 나눠준 것을 계기로 「요네자와규」맛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요네자와규의 고급진 지방은 맛과 향기가 있고 입에서 녹아 버린다. 고품질의 지방이 생기는 비밀은 사육하는 기후 풍토도 영향이겠지만 대대로 소를 기르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시행착오를 반복해 온 사육 기술이 핵심이다. 요네자와규는 소금, 간장, 볶은 와사비, 유자, 후추 등으로 양념한 스테이크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1등이 돼야만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학생들의 관심은 현시점에서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분야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프런트엔드, 백엔드 프로그래밍, IoT 융합기술, 의과학 등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언론은 호들갑을 떨어대고 팔랑 귀로 들은 사람들은 이런 용어를 자신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열심히 설명한다.
단언컨대 하루아침에 완성되고 결과물이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도 배밀이를 해야 걸음마를 하고 걸음마를 해야 아장거리며 걷고
시간이 지나야 뛰고 자전거를 탄다.
우리가 겨우(?) 100만 원가량을 주고 구입해서 편하게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기까지는
기초 기술과 부품, 소재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개발이 있었고 지금은 머리 희끗희끗해져 버린 시니어들의 눈물 나는 노력들이 있었다.
입에 들어가기 전에 녹는다는 소고기의 맛,
차마 삼키기 아깝다는 석탄주의 맛,
어디 가서도 맛보지 못하는 진짜버터막걸리의 맛까지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개발자들의 열정과 땀이 안 들어간 게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 시대의 아빠, 엄마들께 진심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