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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Mar 06. 2023

이성, 37명은  만나야지

신경심리학에서 알려주는 37%의 결정 법칙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전체 이혼 건수는 9만 3천 건, 이혼한 남녀의 숫자는 18만 명이다. 매년 결혼율은 대략 20만 건이고, 이혼율은 대략 10만 건이다. 약 40만 명의 남녀가 결혼하고 그 절반인 약 20만 명의 남녀가 이혼한다. 결혼하는 남녀 중 8명은 초혼이고 2명은 재혼이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평생을 함께 하자는 약속으로 결혼하지만 결론은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결혼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지 못한다.

Photo: Peter Dazeley/Getty Images

우리는 결혼할 때까지 몇 명의 남자 또는 여자와 만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많으면 6~10명 적으면 3~4명을 만나고 사귀고 결혼한다. 과거의 사랑과 헤어지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면 기억 속에 저장된 다양한 정보(싫었다거나 좋았던 경험 또는 행복하거나 아팠던 다양한 경험)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람을 판단하고 자신만의 여러 정보로 분석하게 된다. 자신만의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주위 지인들이 경험을 통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더 해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의 양'을 늘린다.


'자신의 기억 속에 저장된 다양한 정보'가 'DB(데이터베이스)'가 되고 DB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가공된 정보가 인공지능처럼 우리의 복잡한 '감정 회로'를 통해 새로운 사람과 내가 맞는지 안 맞는지 조금 더 나가 상대방과 함께 결혼 생활을 하게 되면 행복할 것인지 안 그럴 것인지까지 분석한다. 이 분석은 결혼 준비를 하는 동안, 결혼식에 입장하는 순간, 신혼집에서 함께 사는 순간부터 애를 낳고 키우는 삶의 과정 내내 반복된다.


그 기간 동안 '한 순간도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한다'라는 의사 결정이 나면 각 자의 길을 가게 되고,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하거나 '애들이 성인이 되면', ' 애들 결혼시키고' , '당장 헤어지면 어떻게 살지'와 같이 수 백가지 이유들로 이혼을 점점 더 늦춘다. 만약, '이 사람과는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한다'라는 의사결정이 나면 많은 이들이 배우자를 잘못 선택한 책임을 본인에게 돌리고 자책하게 된다.


지혜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여성이 있다.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모쏠로 오랜 시간을 보내왔고 주위 사람들을 졸라 세 명의 남자를 소개받기로 했다. 그랬는데 처음에 만난 남자가 매너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남자가 정식으로 사귀자고 제안을 했고 그날 밤 지혜는 고민에 빠졌다. 남은 두 명의 남자를 더 만나보고 결정할까?


이 사람보다 더 좋을까? 별로일까? 


신경심리학에서는 '37%의 법칙'이 있다. '37%의 법칙'은 100가지 리스트 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처음 37개를 샘플링한 후 버리거나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37%의 법칙은 버려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보정 단계다. 보류한 37% 중에서 최선을 선택하고 37% 중에서 최선의 선택값이 없다면 37% 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머릿속에 저장하고 그 이후 리스트들에서 장단점을 골라내야 한다. 


37% 중에서 가장 베스트를 고르던가 가장 최상의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37% 이후의 리스트를 볼 때 37%에서 얻은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놓고 다시 평가하고 분석해야 한다.


Brian Christian은 자신의 저서 Algorithms to Live By: The Computer Science of Human Decisions에서 37% 규칙의 예로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원한다면 매물로 나온 아파트 37%을 리스트를 탐색하는 데 사용하고 절대 계약하지는 말아야 한다. 지금은 보정시점이다. 그러나 그 시점 이후에는 이미 본 것을 능가하는 첫 번째 장소에 즉시 입금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방법이 가장 최적의 솔루션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확률을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다. 사실은 그 반대다. 그래서 그 시점에서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사람의 심리'에 달려 있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확률을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다.


심리학과 경제학에는 "탐색과 이용"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관계라고 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보장된 "승리"쪽으로 가야 하는지 아니면 알 수 없는 결과를 위해 더 "탐색"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계를 설명한다.  경제학에서는 원금 보장형 투자와 원금 손실형 투자의 시각으로 보지만 인간 관계에서는 새로운 사랑을 위해 더 탐색을 하거나 여기에서 멈추고 안착하느냐의 정도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사람마다 얼마나 위험을 추구하는 '성향'인지와 '나이', '조건'들과 관련이 있다.


이 시점을 우리는 '밀당'이라고 한다.


NATURE에 발표된 신경심리학 논문에 따르면 항상 승리를 해서 자신의 결정을 너무 믿는다거나 너무 탐색만 하는 두 가지 모두 극단적으로 가는 것은 불리하다. 너무 많이 '승리'만 하는 사람은 "승리에 대한 습관이 형성" 될 수 있고, 너무 많이 '탐색'만 하는 사람은 "만능적이긴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마스터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위험이 있다. 결론은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만드는 게 가장 유리한 행동"이다.


승리와 탐색,
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만드는 게 가장 유리한 행동




문제는 사람과의 관계는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확률 이론을 인간 행동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마음이 너무 흔들리고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 지혜한테 사귀자고 말한 상대가 지혜가 찾던 '인생의 사랑'이 아니라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지혜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과거에 경험했던 남녀 관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새로운 사랑을 찾는 방법에 37% 규칙을 적용하는 이유는 남자든 여자든 몇 번의 데이트로는 전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결혼해서 한 이불 덮고 같이 살았던 배우자의 마음도 모르는데 10번~100번의 데이트로 새로운 사람의 진짜 성격을 다 알 수 있을까?


그래서, 물건을 사거나 삶과 사랑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수학적, 통계적, 심리학적으로 증명되고 안전한 인생공식이 37%의 법칙이다.


37%의 법칙




검색 엔진이 나오기 전에는 책에 나온 지식을 달달 외우는 게 가장 똑똑해지는 방법이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인공지능(AI)의 결과물이 지식을 모으고 가공하고 편집해서 우리에게 가장 최적의 자료를 만들어주는 세상이 된 지금 '지식'보다는 '어떻게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를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디지털을 쉽게 사용하는 아날로그 세상이라 우리도 늘 새롭게 배우고 업데이트해야만 한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정말 소중한 내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안산술공방의 진짜버터막걸리' 한 잔을 나누면서 

서로의 깊은 속마음을 모두 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부제: 37%의 이론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reference image source: glamira.ca / getnews.co.kr / zeenews.india.com / bigthi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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