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욱 교수 Mar 12. 2023

좋소 기업의 흔한 50가지 일들

자식한테 할 수 없는 말은 직원에게도 하지 마라.

'이기적이다.'

'자기 밖에 모른다.'

'협업이 되지 않는다.'

'인내심이 부족하다.'

'쉽고 편하고 눈에 띄는 일만 하고 싶어 한다.'


밀레니엄 세대, MZ 세대를 정의(definition) 하는 말들이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하다.


요즘 애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MZ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MZ 세대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것일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다면 MZ 세대들을 채용하지 말고 채용한 이들은 모두 다 퇴사시키고

혼자 회식하고,

혼자 거래업체 다니고 미팅하고,

혼자 결산 보고,

혼자 디자인하고,

혼자 설계하고,

혼자 제조해서 제품 만들고, 혼자 납품하고, 혼자 다 하는 방법뿐인데 그럴 수 있을까?


일은 혼자서는 못한다.

혼자서 못할 거면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철저하게 그들 속으로 들어가거나 그들을 이해시키는 방법뿐이다.

MZ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장도, 임원도, 팀장도 예전에 윗 분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던 세대였다. 기억나지 않는 척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하얗게 잊어버린 것인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비율이 88%, 대기업이 12% 정도 된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중소기업을 다니고 1명이 대기업을 다니는 구조다. 회사에 구축된 HR 시스템(Human Resource)이 새로운 세대가 회사에 융화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워밍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며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는 대기업뿐이다. 90%의 중소기업은 OJT(직무 교육)은 고사하고 '해야 되는 일'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들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적어본다.


01) 회사 대표도 담당자의 '일'을 모른다. 그 일에 대해 물어보면 '공부 안 하고 묻기만 한다'라고 한다.

02) 그 조그만 회사 안에서 '정치'를 한다. 달콤한 말을 하는 직원한테 '내 사람'인 척 말한다.

03)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정리하고자 할 때 직접 안 하고 '내 사람'으로 속인 사람에게 칼을 넘긴다.

04) 중소기업은 급여가 밀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몇 번 밀리지 않았다며 이런 사장은 없다고 한다.

05) 연봉은 12개월에 나눠야 하는데 13개월로 나눈다. 추가된 1개월 급여는 명절에 지급한다.

06) 그전에 퇴사한다면 적립된(?) 급여는 정산되지 않는다.

07) 연봉에 출, 퇴근 교통비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08) 외근 업무를 할 때 회사 차량이 없다며 본인의 차량을 사용토록 은근히 권유한다.

09) 본인 차량 운행에 사용되는 유류비만 지급한다. 지도앱에서 출발지~목적지까지 소요비용만 정산한다.

10) 회사 청소는 직원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퇴사율이 낮다고 주장한다.

11) 기숙사라고 써놓지만 냉, 난방 비용은 사용자에게 부담시킨다.

12) 잡플래닛 같은 회사 평가 사이트에 후기를 적어놓은 퇴사자를 특정 짓고 전 직원에게 비난한다.

13)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이라고 하지만 출근시간은 지켜야만 하고 퇴근시간은 안 지켜진다.

14) 먼 곳에서 면접을 보러 가도 면접비조차 안 준다.

15) 회사 대표는 모든 것을 자기가 다 할 수 있는데도 직원을 고용해서 고용을 늘린다고 말한다.

16) 회사 대표의 이력서는 창피한지 직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17) 좋은 대학 출신의 대표이지만 인성은 5류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18) 사장보다 좋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에게 '본인이 똑똑한 것 같아요?'라고 한다.

19) 사장이 식구들과 놀러 가려고 끊었다가 일정이 안 맞은 여행권을 직원에게 휴가 다녀오라며 준다.

20) 회사는 강남에 있지만 건물이 80년대 건물이라 사무실에서 화장실 소변 소리가 다 들린다.

21) 한 여름에 현장에서 땀과 먼지를 뒤집어쓴 직원에게 목욕비도 지급하지 않는다.

22) 인재를 뽑고는 싶지만 급여를 줄 돈이 없어서 주식으로 준다고 한다.

23) 막상 입사하면 주식은 경영권 방어 때문에 상장 후에 주기로 한다. 물론, 서류는 작성하지 않는다.

24) 신입자 회식은 신입자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저렴한 회사 근처 삼겹살집이다.

25) 입사 시 책정한 연봉은 입사 후 반드시 세전으로 책정한다.

26)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다. 퇴사하는 날 이전 날짜로 근로계약서를 쓰는 경우도 있다.

27) 직원들이 한 번에 퇴사하면 대표 인물 1명을 찍어 온갖 방법으로 고소, 고발을 실행한다.

28) 핵심부서마다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부서 사람들을 실시간 감시한다.

29) 주력 매출은 없으며 정부 과제로 인건비를 충당하는 좀비 같은 회사가 참 많다.

30) 사장이 직접 면접 보러 오라고 전화를 하며, 면접을 보면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는지 묻는다.

31) 퇴근 30분 전에 회의를 한다. 이 회의는 8시까지 진행되며 이후에는 회식을 한다.

32) 뽑아먹을 수 있는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다양한 압박으로 사표를 받아낸다.

33) 절반씩 부담하는 국민연금을 내지 않아 퇴사 후 집에서 회사가 비용을 내지 않았다는 통지를 받게 된다.

34)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는데 언론에서 관심 두는 첨단 용어가 원래 사업방향이라고 한다.

35) 직원들에게 모나미 볼펜 2자루와 회사로고가 정면에 인쇄된 다이어리를 지급한다.

36) 지급된 물품과 때 묻은 작업복까지 모두 퇴사 시 반납토록 한다.

37) 퇴사 시 회사에서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서는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한다.

38) 지방에 놀러 간 직원에게 일요일 오후에 모두 모이는 회의가 잡혔다며 참석토록 압박한다.

39) 밤낮으로 카톡으로 업무지시를 하며 카톡에 사장의 고함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40) 개인 모임은 와인과 케이터링으로 회사 회의실에서 하며, 모임 준비는 회사 여직원이 한다.

41) 회사의 자금과 인력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없다고 한다.

42) 수습기간 3개월이 있고 임금은 80%만 지급한다. 임금 100% 지급해도 수습기간 후 해고한다.

43) 사장에게 온 명절 선물 수준은 따지지만 직원들에게는 부피는 크고 가벼운 김세트를 선물한다.

44) 각종 교육을 무료로 시켜주지는 못할 망정 직원이 공부한다고 하면 회사 전기를 사용치 말도록 한다.

45) 면접을 보는 것인지 트집을 잡고자 하는 것인지 준비가 안 된 이상한 면접을 진행한다.

46) 면접을 볼 때 소파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어디 보자'로 시작한다.

47) 아무것도 없고 알아주지도 않는 회사인데 압박면접을 진행한다.

48) 입사 후 연봉 금액이 달라지는 회사, 문의하면 뜬금없이 다른 직원과 형평성 문제라고 하는 회사

49) 너무나 당연한 4대 보험을 회사의 유일한 복지라고 하는 회사

50) 사무용품 낭비가 심하다고 분위기를 차갑게 만들면서 자기 차 세차에 쓰는 돈이 아깝지 않은 사장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평등하지도 않다. 다만, 상식에 맞고 이치에 맞게 굴러갔으면 한다.

젊은 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으면 줄 수 있는 것의 가치도 같아야 한다.

자신의 것을 내주지는 않고 유리한 현재 지위나 위치를 이용해서 받고자 만 하는 것도 강도와 다름없다. 꽤 오래전 사찰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나이 지긋한 남성분이 3천 배를 올린 후에 눈물을 흘렸다. 왜 우냐고 물어보자. 자신이 그동안 회사에서 아픈 말을 쏟아냈던 분들이 생각나서 미안하다고 하고 그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난 그분의 행동이 스스로를 용서하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본다. 마치 학폭 가해자가 스스로 고백하고 셀프 용서하는 것이라고 본다. 진짜 용서를 빌고 싶다면 잔인한 막말로 상처를 줬던 피해자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럴 용기도 없는 비겁한 가해자가 되지 말자.



그냥 믿어보자. 우리 부모님이 우리한테 그랬던 것처럼 젊음을 믿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취업이 사랑이 회사가 시험이 자격증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공부, 취업활동, 시험만 보면서 살 수 있을까? 친구나 연인과, 지인과 가끔 한 잔 하면서 살아야 사는 거 아닌가? 공방에 술이 가득하다. 주머니 사정이 힘들어서 술 값이 없다면 인스타로 메시지 하나 보내라. 그대에게 술 한 잔 못 사줄까?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reference image source: pexels.com / mediatoday.co.kr



작가의 이전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실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