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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Aug 26. 2022

단무지 국물, 너도 와인

S친구와 OO친구

SO2

산소 분자 1개가 초과해서 붙은 황

무수아황산


원소기호 S, 보통 상온에서 노란색의 고체 덩어리로 화산 지대에서

코를 찌를 듯이 나는 냄새를 내는 물질로 알고 있는 황이 포함된 물질이자

성냥이나 우리나라 방위산업을 이끄는 OO화약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질.

이렇게만 들으면 '독극물' 같이 생각된다.


토할 때까지 포도를 먹을 정도로 좋아하던 로마 사람들이

즐겨 마시던 와인을 우연히 황산 가까이에 두었다가 와인이 변질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사용된 무수아황산은


1) 와인이 산소를 만나 산화되는 것을 방지한다.

   산화라는 단어가 낯설겠지만 산소를 만나 결합하는 화학적 현상으로

   깎아놓은 사과가 수 분내에 갈변(갈색으로 변하는 것)하는 것도 산화 현상이다.

2) 와인의 깊은 향과 부드러운 맛을 높이고

3) 와인이 과발효 되어 식초가 되는 것을 막는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4,900원 저가 와인에만 들어간다고?

대체 그런 편견 가득한 지식은 어디서 들으셨는지 너무 궁금하다.

모든 가치에 소비자가를 매기지 않기를 부디 바란다.


세상에는
소비자가가 표기되지 않은
시가가 훨씬 많다.


술공방을 운영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살짝 아는 말씀을 드리자면

와인에 첨가물로 들어가는

무수아황산은 와인 가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들어가지 않으면 오랜 시간 수입 선박을 타고 바다를 건너오는 동안 와인이 상하게 된다.


무수아황산은 내가 좋아하는
중국집 단무지와
 식초에도 들어간다.


식약청의 식품공전에서는 과일, 채소류의 음료와 브랜디, 일반 증류, 기타 주류에서는



1kg당
0.03g 이하로 규정


하고 있다(즉, 100분의 3 이하로 규정함).

가장 많이 허용하는 분야가 박을 건조시킨 박고지로 5g/kg이고, 그 밑으로는 말린 과일로 1g/kg(건조 살구의 경우는 2g/kg) 정도다(다시 말해 어쩌다가 가장 많이 먹어도 1.0g/kg).



Image Credit: jazz3311 / Shutterstock.com



와인에는 말린
과일의 100분의 1도 안 들어간다.



천식 환자들한테 좋지 않다고 하는 이야기도 많더라만

기본적으로 천식이 있어서 호흡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어떤 의학적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는 '술'을 드시겠는가?

너무 민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가 '술공방'을 운영하다 보니

과학적이고 정확하지 않은 '카더라' 하는 이야기들,

소위 '재미있는 술에 대한 썰'들이 참으로 많다.


소주를 처음 딸 때 맨 위에 뜬 불순물이 있기 때문에 살짝 버리고 마셔야 한다든가.

국물 안주는 소주랑 어울린다거나

막걸리는 역시 파전이나 동태전이라거나

와인은 와인잔에 마셔야 한다던가 하는 이야기, 고정된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다.


막걸리 잔에 와인을 마시면 안 될까?

와인 안주로 동태전은 안될까?


이 틈을 파고 들어 '페어링 푸드(pairing food)'라는 이름으로

OO술과 어울리는 음식 만들기,

한식과 어울리는 OO와인,

OOO막걸리 같은 식으로 참 빨리도 적응하는 주류 마케팅, 푸드 마케팅의

발 빠른 움직임에 입이 쩍 벌어질 뿐이다.


술과 페어링 되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보다는

술은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가


그대에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종환DJ 형님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는 밤이다.




- 우리술 만드는 법

- 그린출판사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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