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일 어떤 옷을 입을지 정했어요?

옷의 심리학

by 이정욱 교수

요즘 젊은 남자들은 패션 센스도 참 좋던데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특히나 내 옷장은 운동을 좋아하는 취향에 맞게

코요테색(사막색)과 올리브색으로 모르는 사람이 보면 군대의 관물대 같다.



한 때는 그레이색(회색)에 빠져 속옷부터 T셔츠까지 모두 그레이만 입고 다녔다.

결혼 후 패션 감각이 좋은 아내의 구박에 잠깐 새로운 컬러의 세계에 입문했지만

20년을 넘기지는 못하고 지금의 밀리터리 세계로 들어왔다.

그렇지만, 이젠 남자가 옷을 잘 입는 3가지는 배웠다.


옷의 색깔, 옷의 소재, 옷의 핏





혹시, 내일 어떤 옷을 입고 나가나요?

당신이 입은 옷은 당신이 누구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된다.

옷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더 많은 정보들이 들어있다.


비행기 조종사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파일럿임을 보여주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있으면 의사임을 보여주고

나처럼 운동할 때 사막색이나 올리브색 밀리터리복을 입는다는 것은

내가 운동이나 캠핑,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입은 옷과 생각(지각) 사이의 연관성은 생각보다 훨씬 더 깊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성격과 행동을 인식하는 방식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출처: GettyImageBank


오피스 정장이나 슈트를 입고 참석한 외부 회의에서는

내가 하는 발언 하나, 행동 하나가 현재 소속된 조직의 입장을 보여주기 때문에

단어 선택과 사용에 대해 더 엄격해지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운동복 차림이나 편한 자율 복장으로 참석한 주말 회의라면

말과 행동이 좀 더 자유롭고 생각도 자유롭게 된다.


우리가 입는 옷이 실제로 우리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심리학 이론을

'옷의 인지(Enclothed Cognition)'이라 한다.


옷은 추위를 견디고 가시에 찔리지 않기 위한

필요성과 실용성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예술(패션) 분야로 변했다.


출처: redkitedays.co.uk


사실 수세기 동안 여자들의 드레스는 최고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 수단이었다.

보라색이나 비단, 실크 재료는 노비나 평민들은 입을 수도 가질 수도 없었고

오직 왕실, 귀족, 양반들만 입을 수 있었다.

당시의 옷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었고 말하진 않지만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레스토랑의 서비스가 달라지고

이성의 눈길이 달라지는 건 익살스러운 유튜버의 실험 영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알고 있다.


내일 입고 나가는 옷은

당신이 누구이며

이 사회의 어느 분류에 속해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겉모양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6초짜리 릴스 영상 하나로 빠르게 판단되는 스마트 시대에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사람들은 처음 사람을 만나면 8초 이내에 악수, 인사, 옷차림의 순서로

나름대로 기준으로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는데

그들 중 일부는 당신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한다.


출처: everypixel.com


이 세상은 단 8초로 당신을 판단한다.



만약, 내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이왕이면 가장 멋지고 깔끔한 옷으로 입고 나가서

기분도 좋아지고 중요한 일도 잘 풀리시길...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reference image source: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