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욱 교수 Aug 12. 2023

어젯밤에 이렇게 먹었다면

장거리 고속버스 타지 마세요.


혹시 어젯밤에 식사 안 하고
소주에다 매운 안주 먹었어요?


만약 그랬다면 절대 장거리 고속버스를 타면 안 된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엔 어김없이 설사가 나온다. 

우리 뱃속의 장에는 융모라는 돌기들이 있다.

융모들은 위가 분해해 준 음식물에서 수분이나 영양소 등을 흡수하고

나머지 잔류물을 변으로 만드는데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융모들을 마비시킨다.


마비가 된 융모들은 기능을 제대로 못해 음식물 속의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다.

음식물이 수분을 그대로 가지고 변으로 나가는 게 설사다.


Caption: Inflamed mucous layer of the intestinal villi depicting celiac disease. Image: CC BY-SA 4.0


도수가 높은 술에는 알코올이 더 많아 높은 도수의 술(소주, 양주, 고량주)을 마실수록

융모들은 더 빠르게 오랫동안 마비된다. 당연히 설사 시간도 늘어나서

하루 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설사 증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술을 마시게 된다면

알코올은 탈수 작용을 해서 탈수 작용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몸속의 수분양이 줄어들어 

변은 딱딱해진다.


단단한 변을 내보내는 고통은 찢어지는 아픔



특히나 장이 예민한 과민성장증후군(hypersensitivity syndrome) 환자는 거의 100% 설사를 한다. 

도수가 높은 증류주도 설사를 유발하지만 맥주, 와인, 막걸리 같은 발효주들도 달달한 당분이 높고

소화를 돕는 좋은 유산균들까지 있어 설사를 유발한다. 


요약해서 말하면 모든 술은 설사를 유발한다.





화장실이 있는 기차라면 괜찮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장거리 출장을 가다 보면

생각지 못한 신호가 제어가 안될 수 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설사는 많은 양의 수분으로 밀어내는 힘이 

변이 나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괄약근의 힘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다 낭패를 겪을 수 있다.


항상 음주는 적당히, 다음 날 일정에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즐겨야 한다.

후회한 들 이미 늦는다. 

넘치는 것은 부족하니만 못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reference image source: https://www.eehealth.or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