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시간, 관심사, 건강
중고등학교, 20대 때 그 많던 친구들이 나이가 들면 하나 둘 사라진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는 사라지게 된다.
20대는 취업하면서
30대는 결혼하고 아이를 양육하면서
40~50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부터
50대 이후는 은퇴하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친구들과 멀어지게 된다.
물론, 연락처가 바뀌거나 뜻하지 않게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친구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환경변화가 가장 크다.
친구들마다 사는 수준이 다르고 대화의 관심사가 다르고
걸어가는 길, 걸어온 길이 달라지면서 대화 소재가 한정적인 데다가 고갈된다.
재미있고 공감되는 대화가 이어져야 친구 사이가 유지되는데
결혼을 한 친구와 안 한 친구
취업을 한 친구와 안 한 친구
이혼을 두 번 한 친구와 아직 미혼인 친구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와 사업을 하는 친구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이 없다.
옛날이야기로 서로의 추억을 나누는 것도 한두 번이다.
매번 옛날이야기만 나누다 보면 지겹다.
게다가 일찍 퇴직을 했다면 현직에 있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와는 대화소재가 맞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만들고 알아가는 것도
시간 낭비이고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 친구를 찾는 욕구가 줄어드는 데다가
요즘처럼 다양한 취미 활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상황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친구와의 교류가 뜸해진다.
취미도 자기가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미를 찾게 되고
다정다감하게 식구와 시간을 보내거나
비슷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뜻이 잘 맞고 말이 잘 통하는 지인을 만나는 것이
더 즐거워지면 옛 친구와의 만남을 시간 낭비로 여기게 된다.
더 나이가 들면 자신과 비슷하거나 여유가 더 많은 친구와의 만남이 편하다.
본인 스스로도 친구를 만나서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는 돈이 없거나
하루하루 삶의 압박을 받는다면
마음 편하게 친구를 만나서 회비를 낼 수 있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개인의 경제적 자유는 사회적 활동을 제한한다.
이 사람이! 내가 낼께!!!
서로 자기가 계산하겠다며 카운터 앞에서 지갑을 여는 모습이 요즘엔 보이지 않는다.
더치페이를 하는 분위기가 확실하게 굳어졌고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 동안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가 참 많이 변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 사람과의 관계는 더 빠르게 변한다.
친구에게 내가 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친구는 서운할지 몰라도 카톡의 프로필을 감추면 된다.
자주 오는 친구의 연락이 부담스러우면 손가락 하나로 거절하거나 차단하면 된다.
90년대는 인맥을 늘리는 방법들에 관심이 많았지만
요즘은 필요 없는 인맥을 줄이는 다이어트와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많다.
친구한테 막걸리 한 잔 사줄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은 마음은
우리 모두가 같다.
나중엔 사주고 싶어도 그 친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