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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지역별 의약품 사용실적으로 들여다본 고위험음주율과 수면제처방률

by 이정욱 교수

지역별 의약품 사용실적으로 들여다본 도시의 비밀

이전 글에서 질병청의 지역사회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위험음주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서도 머릿속에는 풀리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고위험음주율이 낮은 도시는 과연 건강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추측을 전제로 누가 시키지 않은 셀프 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2022 지역건강통계에 따른 고위험음주율에 대한 데이터에서 나열된

고위험음주율이 낮은 세종시, 성남시 분당구, 서울 종로구,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경기 하남시(이상 6개) 지역이 건강한 지를 최면진정제(수면제) 사용실적을 기준으로 들여다보았다.

2023-08-18_14-12-27.png


고위험음주율이 낮은 하위 지역이라고 해도 다른 방법이나 루트로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소하거나 감정을 억누를 것이라고 가설을 세우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사평)에서 공개하는 HIRA 빅데이터 개방포털을 통해

지역별 약효분류군에 따른 사용실적을 조사하였다.

약효분류군은 최면진정제(ATC코드 N05CF)가 고위험음주율이 낮은 지역에서

얼마나 처방되는지를 통해 확인했다.



2023-08-18_14-29-35.png 지역별 수면제 사용량, 출처: 심사평(2023.)

참고 : 전국의 모든 지역이 포함되지는 않음(고위험음주율이 가장 낮은 지역만 데이터를 추출함)


전반적으로 고위험음주율이 낮은 지역이 정신적으로 반드시 건강한 지역은 아니었다.

지역의 인구 대비 사용실적이므로 사용실적이 높다고 해서 그 지역 주민의 일정 비율이

약물에 의존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볼 수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송파구, 종로구

경기에서는 부천시와 성남 분당구, 의정부, 남양주가 약물 사용량이 많았다.


가설을 세웠던 고위험음주율이 낮은 반면에 약물 사용량이 높은 도시는

서울 종로구, 성남 분당이 예측과 일치했다.


세종시, 하남시, 과천시는 고위험음주율이 낮으면서도 약물 사용량이 높지 않아

예측이 맞지 않은 '진정한 건강한 도시'임이 증명됐다.


특이한 점은 대구는 고위험음주율이 전국 평균보다도 낮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모든 지역이 서울, 경기 수준으로 약물 사용량이 높았다.

이 의미는 대구가 술에 의존하는 대신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대체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위 통계 데이터는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조사한 결과다.

공신력이 있는 자료는 아니므로 '그냥 그렇구나'정도로만 봐주길 바란다.


조사를 통해 나는 한 가지 결론이 나왔다.


부유한 지역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더 많다.



오늘은 불금이니 조촐하게 집에서

식구들과 와인 한 잔 하는 여유를 가지시길.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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