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724km/h
달팽이보다 7배 느린 속도,
바닥에 떨어진 음식에 묻은 박테리아가 이동하는 시간이다.
0.000724km/h
손에서 미끄러져 도로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테이블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과자,
상온으로 식히는 도중에 나무 바닥 위로 떨어진 고두밥,
떨어지자마자 얼른 주우면 정말 괜찮을까?
식품 연구 과학자들과 식품 미생물학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는 이렇다.
일단 바닥에 떨어지는 음식은
아무리 빨리 주워도 박테리아도 함께 붙어간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5초 이내에 빨리 주워 먹으면 안전하다?'라는 5초의 규칙이 있다.
박테리아가 움직이는 속도만 놓고 본다면 5초 규칙은 맞다.
그러나, 일단 떨어진 음식은 '오염'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박테리아는 순간적으로 오염될 수 있다.
의외로 타일이나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해 카펫이 박테리아 전염률이 매우 낮다.
오염의 중요한 요인은
'음식의 구성',
'음식이 떨어지는 표면',
'음식이 바닥에 머무르는 시간'이다.
오염률은 수분이 많을수록 수분이 적을수록 낮다.
바닥에 떨어진 수박이 과자보다 오염되기가 쉽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불결한 세균은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집의 욕실이 공중화장실보다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공중화장실은 전문 업체가 정기적으로 청소하기 때문에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 번 정도 청소하는 집의 욕실에 세균이 더 많을 수 있다.
같은 개념으로 사람들은 세균이 전염되는 과정을
'세균들이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육상경기' 개념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래서, 세균보다 더 빨리 음식을 집고 툭툭 털어내고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위생과 청결함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다시 주워 먹으면서 '괜찮아~ 안 죽어'라고 하거나
바닥에 떨어진 수저나 젓가락을 옷으로 슥슥 닦고 사용하거나
음식에서 벌레나 머리카락이 나와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건져내고 계속 먹는 등의 다소 터프한(?) 행동을 여성보다는 더 한다.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않던 옛날에는
애써 장만한 음식을 아이들이 바닥에 떨어지면 아까워서 부모님들이 괜찮다며 그냥 먹였었다.
그 영향이 지금도 남아서일까 아니면
거칠고 터프한 마초 같은 성향이 있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런 모습이 그냥 보기 싫거나 '깔끔스럽다'를 '까탈스럽다'로
오해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생각할 것도 말 것도 없이 무조건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한다.
떨어진 음식에서 배양시킨 박테리아를 눈으로 본 적이 있다면
굳이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