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껍질의 흰 가루, 과분(올레아놀산)
포도 껍질에 하얗게 붙어 있는 가루
포도 껍질에 붙은 흰 가루는 조금 어려운 말로는 '지방족 화합물', 쉬운 말로는 '과분'
우리나라 포도 농장들은 병충해를 막기 위해 비가림막과 봉지를 씌워서 포도를 재배하기 때문에
수입 포도에는 없는 과분이 고르게 풍부하게 잘 발달했다.
과분은 '정화'작용을 하기 때문에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
포도 껍질에 예쁘게 고루 형성된 과분은 친환경 포도의 지표가 된다.
지방성분이기 때문에 포도에 외부의 먼지나 물기가 달라붙어 포도가 상하는 것을 막아준다.
외부의 곤충과 박테리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영어로는 영어로는 '블룸(bloom)' 또는 '에피큐티큘러 왁스'라고 한다. 포도의 꽃은 '올레아놀산'이라는 왁스 형태의 물질이다.
올레아놀산은 인슐린 작용을 개선하고,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는 당뇨병의 치료제다.
또한, 세포 염증 과정의 강력한 억제제이자 생체 변환 효소의 잘 알려진 유도제다.
곶감 표면에 묻은 흰 가루는 곶감의 당도를 말해주지만
포도의 과분(果粉)은 포도의 당도와는 무관하다.
포도의 과분은 포도주를 만들 때 발효를 도와주는 효모가 살고 있는 곳이다.
과분이 잘 형성된 포도는 따로 씻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아주 깨끗한 포도다.
과분은 포도 껍질 구조의 일부분으로 확대해서 보면 연꽃잎처럼 미세한 돌기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연꽃잎 위에 물방울이나 오염물이 떨어지면 마치 코팅된 유리처럼 흘러내리게 하는 정화 효과(연꽃잎 효과, Lotus effect)를 갖고 있는 아주 좋은 성분이다.
포도 열매의 형태와 표면 왁스 현미경 사진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46693.g001
에피큐티쿨라(epicuticular) 왁스 층은 식물이 추위, 착빙(서리), 유해한 UV 방사선, 탈수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만들어 남극처럼 혹독한 환경 조건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과학자들은 이 왁스층을 연구해 극저온에서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나 군사무기의 표면을 보호하는 방법에
응용하고 있다.
오늘부터
마음 놓고 포도 껍질에 눈처럼 내려앉은 과분을 쪽쪽 맛있게 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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