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술에 취한 나라, 몽골
가축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술, 3% 아이락
척박하고 거친 초원에 흩어져사는 몽골 유목민들의 술사랑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축의 젖을 발효시켜만든 아이락은 알코올 함유량이 3%인 술로
몽골의 어린이들조차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보양식(?) 유제품 정도로 생각하며 마실 정도다.
우리나라의 증류소주인 안동소주도 몽골군이 마시는 '아르히'라는 술로부터 만들어졌다.
아랍에서 전해진 '아르히'는 마유주를 증류해서 만든 소주로 몽골군이 전파해 안동소주가 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아르히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시밍 아르히
아이락을 증류시켜 만든 도수는 6~7도로 청주와 비슷한 맛을 낸다.
차강 아르히
소련에서 수입되는 보드카를 이겨보기 위해 만든 술로 곡물을 증류한 술이다.
'차강'이란 '하얀색'을 뜻한다.
몽골의 술 사랑은 유별나다.
고립되고 거칠고 황량한 초원에서 사는 몽골인에게 술은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몽골에서 남의 집을 방문한 나그네는 주인이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술은 적이 아닌 친구임을 증명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유목 국가의 최고 정치 회의인 쿠릴타이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의견을 모았을 정도며
칭기스탄의 뒤를 이은 '우구데이'도 술로 단명하고
우구데이에게 왕위를 물려준 비운의 동생 '툴로이 칸'도 술에 취해 죽었다.
러시아에 이어 공산국가가 되었던 몽골은 보드카가 들어오면서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몽골로 들어온 보드카는 50도로 빠르게 취할 수 있고 가격까지 저렴해 몽골 전역에 퍼졌다.
몽골을 대표하는 주류회사는 '아포컴퍼니'라는 회사가 있다.
칭기스, 소염보, 에덴 같은 보드카와 생고로라는 맥주 브랜드를 생산한다.
술은 몽골의 주요 제품 생산 목록에 들어갈 만큼 해마다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대량 생산되는 술은 30년 전에는 빵보다 20배나 비쌌지만 이제는 3배 정도(1만 원대 초반)로 싸졌다.
지금 몽골은 심각한 수준의 알코올 중독상태다.
몽골 성인 1인의 연간 평균 주류소비량은 다른 나라의 평균보다 2~3배 높은
28.2리터에서 52.5리터로 약 2배 증가했다.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7리터를 소비하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WHO가 발표했다.
현재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12리터인 몽골은 심각한 국가적 위기 상태다.
30년 전 자료에서도 몽골인구의 2.36%가 알코올 중독상태였고 2019년에는 4.44%다.
2024년 현재에도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오죽이나 심각했으면 몽골의 후렐수흐 대통령은 '건강한 몽골인' 전국운동을 하자고까지 촉구할 정도다.
몽골에서는 매년 4500명이 알코올과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사망한다.
코로나19로 2,100명이 사망했지만 알코올 사망수는 그 두 배가 넘는다.
몽골의 국립건강센터에 따르면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은 10배,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은 40배로 늘었고 여성보다 남성이 13배, 기혼자가 3배가 더 높아졌다.
술은 강했던 몽골제국을 무너트리고 있다.
술로 인해 폭행, 가정폭력, 절도, 살인 등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술을 사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사기, 마약거래 등의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몽골이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바뀌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경제적 박탈감,
이상기후로 인해 사막화되는 환경을 벗어나 도시 몰려든 유목민들이 도시 빈민층이 되면서
술로 인해 가정이 파탄되면서 방치된 아이들이 고아 아닌 고아가 되고 있다.
혹한의 몽골 추위를 따뜻한 난방수가 지나는 맨홀 속에서 지내는 버려진 아이들은 몽골제국의
밝히고 싶지 않은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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