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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Apr 24. 2024

암묵적 강도질

교통비, 출퇴근시간비, 면접비에 우리는 왜 침묵하나 


돈을 벌기 위해서는
상상이상의 공부와 노동의 시간이 들어간다.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 적이 있는가?

..............

면접을 봤던 회사들 중에서 '면접비'를 받았던 적은?

99% 회사들은 '면접비'를 주지 않는다.


지원자는 면접 준비를 위해 면접 당일의 시간, 교통비는

물론이고 오래전부터 우리가 차마 알지 못하는 소소한 준비부터

큰 준비까지 '그(그녀)의 소중한 시간'을 고스란히 바쳐야 한다.


초면의 낯선 회사를 위해 무료로 바친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1만 원? 5만 원? 10만 원? 그 이상이다.




일본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규직으로 일을 하던 '교통비'를 별도로 지급한다.

입을 못 다물 대중교통의 높은 물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작게나마 그들의 '배려심'으로 생각하고 싶다.


한국은 면접을 보러 오라고 불러준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라고 하는 것인지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다.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외침이라고 생각하는지

법적으로 보호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images.inc.com


면접비뿐만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월 받는 급여명세서에는

식비, 교통비, 주차비, 무슨 무슨 공제 등등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각종 항목들이

포함되어 빠져나가고 회사를 위해 일을 하러 나가는 시간에 대한 배려,

교통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오직 회사에서 일한 시간만을 노동의 시간으로 센다.


사장은 고급승용차를 타고 편안하고 쾌적하게 출퇴근을 하겠지만

숨 막히는 지하철, 어지러운 마을버스에 흔들리는

일하는 사람은 헤아리지 않는다.

그들이 지급하는 점심값으로 그들에게 점심을 해결하라고 해보자.


더 많은 부(富)를 가진 이들은 자본주의에 빙의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당연한 열정페이를 요구한다.

작가, 화가, 예술가에게 재능봉사라는 이름으로

이름을 알릴 기회라며 무료봉사를 당당하게 요구한다.


이렇게 해야 성장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해야 네가 클 수 있다면서...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 딸이

사회의 암묵적인 강도질에 소중한 시간과 열정, 노동을

뺏긴다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


당장 때려치워라. 뭐 그런 놈들이 다 있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회사의 대표로, 또는 임원으로, 또는 면접관으로

참석한 자리에서는 그들이 얼마나 '노예'처럼 일해줄 것인가를

가느다란 실눈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건 맞지 않는가?


이제 그만 청년들 아니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희망을 찾는 순례자에게

'칼'을 들이대는 '강도짓'을 멈춰달라.


소중한 누군가의 아들, 딸은 

전화기 너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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