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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Jan 18. 2023

오래된 술은 맛있다? 맛없다?

술의 유통기한은 무기한

오래 숙성된 술이 비싸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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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보관기한, 유통기한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말들이 많아서

이번 기회에 술의 보관기한, 유통기한에 대해 더 이상 논란이 없게끔 정리하고자 한다.


분명 오래된 알코올이 맛이 좋다. 그러나 모든 술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술이 상하는 시간은 술 병을 오픈하고 나서부터 얼마나 지났느냐라는 시간이 중요하다.

개봉하지 않은 위스키, 브랜디, 진, 테킬라, 보드카와 같은 술의 유통기한은 무기한이다.

※ 시판 상업 소주의 유통기한도 개봉하지 않았다면 무기한이다.

술이 상한다라는 의미는 색이나 맛이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미개봉 술이라고 해도 오래된 술에서 곰팡이가 떠있거나 의심스럽다면 망설이지 말고

버려야 한다. 알코올이 들어있는 술이라고 해서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센티브를 줘서는

안된다.


술이 상하는 이유

술은 공기와의 접촉(산화), 보관온도, 빛 세 가지에 따라 변하게 된다.

술이 공기와 닿게 되면 공기 중의 산소로 인해 산화가 시작된다.

산화는 쉽게 깎은 사과를 생각하면 된다. 깨끗했던 사과가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하면

갈변(갈색으로 변하는 현상)하듯이 변하듯 술도 공기와 접촉하면 휘발성이 높은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고

물이 남게 되는데 물은 오래 두면 물속의 미네랄과 유기물로 인해 썩게 된다.

도수가 높은 술은 1~2년 내에 상하고 도수가 낮은 술은 상하게 되는 시간이 더 짧다.

산화는 개봉을 하면 시작되지만 개봉하지 않으면 공기와 접촉하지 않아 산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술을 개봉했다면 최대한 빨리 병을 비우는 것이 좋다.

그래서 술을 선택할 때 적절한 용량을 선택해야 한다.


직사광선(빛)은 술의 풍미를 떨어트린다. 대부분의 술들이 갈색병, 초록병에 담긴 이유가 가시광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필자의 '맥주와 탄산'글을 참고).


온도변화는 술에 들어있는 '테르펜(terpene)'이라는 유기물 분자를 분해해 풍미가 변하게 한다.

테르펜은 피톤치드의 생화학적 주요 성분으로 식물이 분비하는 항균물질이며 공기에 접촉되면 쉽게 산화되고 테르펜은 대부분 38.8(약 40도)에서 열화 되기 시작한다.


와인 가격과 와인 숙성 기한

보통 3만 원대 정도 하는 레드 와인의 유통기한은 2~3년이고 화이트와인은 1~2년이다.

이 와인들은 병입을 한 후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디자인된 됐고, 오래된 숙성기한을  품질로 디자인된 와인은 병입을 하고 바로 마시는 것보다 숙성할수록 맛이 더 나도록 만들어졌다.

와인을 숙성시키는 이유는 숙성을 통해 과일 풍미가 가라앉고 나면 마법 같은 새로운 풍미가 나온다.

와인은 바디감이 무거울수록 숙성이 더 잘된다.

와인을 보관하기에 좋은 최적의 보관 조건과 시간은 와인마다 다르다.

와인의 숙성기간은 포도 종류별로 다르지만 2~3년이 가장 적절하다.


winemag.com

화이트와인은 숙성되면서 색이 레몬색에서 골드색, 갈색으로 변화하고

레드와인은 강렬한 루비빛에서 갈색,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


맥주 유통기한

분명히 맥주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나서 못 먹는다는 표현보다는 '맛이 좋지 않거나 밍밍해진다'라는 표현이 맞다.

맥주는 상온에 보관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6개월~9개월 이상까지 마실 수 있다.

냉장 보관한다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2년까지는 마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swizzleclub.com

모든 식품과 마찬가지로 맥주도 결국엔 부패하는 유기물의 식물 성분으로 만들어지는데

맥주에는 부패를 막아주는 알코올, 낮은 산도(pH) 그리고 첨가되는 홉(hop)의 항균작용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들어있어 부패를 막아준다.

맥주 역시 다른 술들과 같이 어둡고 서늘한 곳에 짧은 시간 동안 보관해야 한다.

라거, IPA, 페일 에일과 같이 홉의 향을 지향하게 설계된 맥주들은 숙성보다는 신선함이

더 중요해서 빨리 마셔야 하고, 임페리얼 스타우트처럼 다크 몰트가 함유된 도수가 높은 맥주는 숙성시키면 알코올 도수는 낮아지면서 부드럽게 숙성된다.



fulamingo.com

안산술공방에도 곧 1년이 되가는 저온숙성된 삼지구엽초주와 야관문주, 결명자주, 산사자주가

갈색빛으로 익어가고 있다. 이렇게 오래 숙성될 줄 예상하지 못했지만 숙성된 술의 맑은 청주 맛은

몰래 감춰두고 마시고 싶은 좀스러운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봄이 온다.

꽃비가 흩날리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벚꽃주(아사쿠라) 한 잔 할 수 있길......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reference image : birdmountainspi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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