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를 나눔 받았다

무료로 주신다구요? 왜요?

by 삼로로

포토카드(포카)는 내 삶과는 먼 단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혹시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가 문방구에서 사게 될 캐릭터 포카만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내가 얼마 전 직접 포카를 주문해서 만들었다. 덕질을 해보니 자연스럽게 포카가 갖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모습과 드라마 속 장면을 모아서 포카를 주문했다. 예전에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포카를 얻기 위해 돈이 없다면서 같은 앨범을 여러 장이나 사고 다른 사람들과 사진을 교환하기 위해 다른 동네까지 간다고 했었다. 그때는 그걸 모아서 뭐 하지? 어디 쓰는 것도 아닌데? 라며 의문을 가졌었다.


사실 포카는 갖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왠지 이것도 일종의 소유욕, 본능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용도를 굳이 말해보자면 포카를 이용해 '예절샷'을 찍을 수 있다. 예절샷이란 K-POP 팬들이 음식이나 여행 등 일상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포토카드를 함께 놓고 사진을 찍어 SNS에 인증하는 문화이다. 심지어 함께 찍을 포카를 꾸미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맛집에서 밥 먹을 때, 우리 배우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면서도 포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렇듯 덕질은 참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운 취미활동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굿즈들이 있다. 소위 한류스타나 유명한 아이돌의 굿즈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인터넷에서도 파는데 반해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그런 류에 속하지 않아서 구할 수가 없었다. 팬들이 올리는 사진을 보면 예쁜 굿즈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서 어디서 파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팬들이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팬카페에서 굿즈를 나눔 한다는 글을 봤다. 팔아서 수익을 얻는 것도 아닌데 배송비까지 직접 내주신단다. 예전 같으면 신청조차 안 했을 텐데 이번에는 왠지 해보고 싶었다.


신청 후 며칠이 지나 키링과 포카 등이 들어있는 택배를 받았다. 설명하지 않아도 나와 차원이 다른 깊은 팬심을 가진 분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왜 이런 나눔 활동을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됐다. 나눔은 어떤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누는 것 자체로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받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 행복감과 보람은 더 커지고.


처음에는 오로지 등업을 위해 팬카페 활동을 했지만 어느새 함께하는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 그분들이 있기에 지치지 않고 즐겁게 덕질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나도 언젠가 굿즈를 만든다면 나눔을 통해서 보답하고 싶다. 이런 나눔의 문화를 경험하며, 내 편협한 사고와 마음의 그릇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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