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Epilogue of 'J 아빠'

남자답게 끙끙 참는 것이 아니라, 부모답게 해결책을 찾았던 우리의 시간

by thankyouseo

남자, 특히 경상도 남자들은 허세가 강한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다른 지방과는 다르게 가부장적 문화가 강하고, 남자는 말을 많이 해서는 안되고,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이런 이상하고 고지식한 생각이 육아에도 이어졌다. 괜찮다, 안 피곤 하다 이러다가 스트레스 쌓여서 꼬투리 잡아서 화내고, 구시렁거리고 참 못난 남편, 못난 아빠였다. 그러다 B아빠와 같이 고민을 하게 되었다.


편지도 쓰고, 메신저로 연락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응어리진 마음들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결국 아내에게 사과했다. 글을 쓰면서, 험담도 하면서 점점 내가 못나게 느껴졌다. 그리고 돌아보니, 그냥 아내는 참고 있었다. 힘들어도 나에게 미안해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든 독박 육아도 아니었는데… 너무 미안했다.


물론 요즘도 구시렁거리고 힘들다고 징징거린다. 하지만 옛날처럼 쌓아두지는 않았다. 아내는 차라리 지금이 낫다고 한다. 내가 언제쯤 힘들다 할지, 어떤 행동에 가장 불만을 가지는지 이제는 짐작이 가니, 본인도 오히려 편하다고 하였다. B아빠와 나의 '대나무 숲'은 그렇게 나에게도 안정감을 주었다.


B아빠와 편지 내용을 돌이켜보면, 현실적인 문제를 참 많이 고민했고, 서로 해결방안을 찾아보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 육아, 교육, 가정 문제뿐만 아니라 부동산까지 현재 내 나이의 누군가가 고민할 요소를 공유했던 것 같다. B아빠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느낀 것은 내가 다른 일반적인 아빠들에 비해 확실히 '육아전문가'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전업주부에 독박 육아를 하시고 계시는 어머님들께는 새발의 피지만, 한국에 웬만한 아빠보다 아이를 좀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B아빠에게 조언도 많이 하고, 또 노하우를 듣는 과정에서 우리들만의 육아 방법을 찾기도 하였고, 또 때로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그것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좀 더 노하우가 높은 직장맘들과 상담을 하기도 하였다. 내 아이만의 숨기고 싶은 단점이 사실은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그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B아빠가 고민했었던 B의 잠버릇이 사실은 꽤 많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었고, 그에 대한 노하우를 엄마들 사이에서는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B아빠와 내가 고민했었던 시간이, 뭔가 허탈한 느낌이었다.


이 부분을 아빠들에게 공유해보았다. 아빠들은 잘 모른다고 하였다. 생각보다 잘 잤나 보다. 아니면 엄마들이 잘 정리를 해 주셨거나... 난 B아빠와 편지를 시작으로 직장 팜들의 모임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부담스러워하였고, 시간을 한정지어서 짧게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결국 J는 아직까지 주말에는 외톨이에 가깝다. 이제는 비록 엄마가 있어서, 같이 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내가 친구를 모으지 못했던 탓에 키즈카페를 가도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았다.


난 아빠들이 육아를 두려워하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싶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가까운 친구들과 아이에 관한 편지를 쓰는 것부터 추천한다. 좀 더 아이를 관찰하게 되고, 아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우리의 편지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좀 더 자신감 있는 아빠들을 위해!! 작게는 내가 좀 더 편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아이와 자연스럽게 외출할 수 있는 한걸음부터!! 우리가 작은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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