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진짜 스톡홀름증후군 이야기
한국사람들에게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은 도시 자체보다도 스톡홀름증후군이라는 단어로 더 익숙할 지도 모르겠다
내가 3년째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친척어르신들이 내가 스위스에 산다고 생각하실 정도이니 ^^
스톡홀름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며 많은 이들을 채용하고 떠나보내고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직접 상대하고 영업을 하다보니 한국과는 참으로 다른 점에 대해 많이 느끼게 된다
실제로 한국기업의 살인적인 업무의 정점에 있는 주재원 생활을 20명이 넘는 스웨덴 직원들과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다보니 처음에는 이해할수 없음과 끓어오르는 분노로 시작하여, 이제는 어느정도 이들처럼 생각하고 일을 해보려 노력중이다
어짜피 혼자서 '나의 의지'도 아닌 본사 혹은 다른 곳에서의 한국식 오더를 직원들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적어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어느일도 진행이 될수 없음을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그리하여 느끼게 된 나만의 스톡홀름 증후군, 이에 대해서 당분간은 생각날때 마다 브런치에 글로 남겨보려 한다
참고로 이는 나만의 스톡홀름 증후군이기에,
독자분들이 알고 계시는 '범죄자에 대한 연민에 이은 동조'와는 전혀 무관함을 미리 안내 드린다
첫번째 내가 갖게 된 스톡홀름 증후군, 라떼파파DNA 장착 !
참고로 나는 뼛속부터 경상도 남자임
스웨덴은 아빠들도 최소 2개월의 육아휴직을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
그리하여 생겨난 말이 라떼파파 !
대낮 언제 어디에서든 라떼 한잔과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아빠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과연 그렇다면 내가 육아휴직 중일것인가?
천만의 말씀. 참고로 딸 태어난 날 바로 다음날부터
정상출근하고 현재도 일년 넘게 쭈욱 소처럼 일하고 있음
스웨덴의 경우 자녀 출산 이후 일주일은 법적으로 휴가가 보장되기에 바로 출근을 한 나를 바라보던 스웨덴 직원들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이런 결핍 아닌 결핍, 상대적 박탈감이 오히려 라떼파파에 대한 동경과 로망을 키워준다고나 할까
사람이 원래 가지지 못한 것에 본능적으로 끌리듯이, 요즘 최대한 라떼파파 놀이를 흉내라도 내보려 노력중이다
이는 뼛속까지 경상도 남자이자 아빠인 나에게는 오히려 좋은 면으로 작용하는 듯하여, 오히려 이런 각박(?)한 상황을 갖게 된 것에 가끔 감사하기도 하다
연애할때는 한국남자가, 결혼 후 가정적인 면에서는 스웨덴 남자가 최고라고 한다
이벤트와 '남자니까'에 예민한 한국과 달리 사실 스웨덴 사람들은 오히려 표현이나 적극성에 있어서는 확실히 내성적인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술의 힘을 많이 빌린다라고나.
참고로 스웨덴은 유모차를 끌고 타면 대중교통이 무료이다
그리고 유아 포함 학생에게는 각종 대중교통 및 국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 미술관 등은 전혀 돈을 받지 않는다.
스웨덴의 살인적인 물가는 항상 '허걱' 스럽지만,
적어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생필품 가격에 대해서만은 정말정말 관대하다
기저귀, 분유 등.
생리대값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한국 소녀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암튼, 스톡홀름증후군, 첫 2년은 지독하리만큼 힘들었고 이해할수 없었고 가슴 답답한 시간들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를 위한 긍정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이 긍정적인 스톡홀름증후군이 내가 평생을 살아갈 나의 조국 한국에서도 긍정적인 방식으로 접목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