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아프지 않은 채찍질'.
안 쓰던 근육들을 써야만 할 때
http://blog.naver.com/samsam15/220115535904
제목처럼, 저는 요즘 한국에서는 안 쓰던 근육들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제가 자신 있었던 근육들을 뒤로 한 채,
제가 안 쓰던 근육들을 이용하여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제가 한국에서 열심히 단련해 온 자주 쓰던 자신 있던 근육들은,
해외 주재원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생각만큼 사용할 수가 없더군요.
안 쓰던 근육들을 움직여, 이 근육들을 빨리 강하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으로 저를 만들고 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고독한 한국인 매니저로서의 생활은,
내가 과연 잘 단련된 근육들을 가지고는 있었는지,
왜 나는 지금 필요한 이런 근육들을 그동안 안 쓰고 살아왔을까,
답답하고 초라하게 저를 만들때가 있더군요.
재미있는 사실은 3년째 그 안 쓰던 근육들을 열심히 단련중인데도,
근육이 생기지 않네요 하하.
돌이켜 생각해 보니,
마케터로 열심히 살아온 지난 20대 시절에도
몇 번이나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대학생 마케터라는 이름을 감히 써가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열심히 온몸을 부딪힐 때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 자신감과 장점이,
실제로는 장점이 되지 못한 채, 저를 초라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때도 아마 사실은 제가 잘 쓰지 않았던 근육들을 써야만 했던 시기였겠죠.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었습니다.
저는 제가 충분히 잘 단련된 근육들을 가지고
취업 시장에 나갔다고 생각하였으나,
역시나 실무자들은 제게 안 쓰던 근육의 중요성을 말씀하셨고,
이를 보며, 제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가 잘 안 쓰던 근육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빨리 단련시켜야 할 지를
뼈저리게 느껴지게 해 준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23살, 최연소 멘티님과 멘토링을 진행했었을때의 에피소드입니다.
당시 저는 멘티가 뭔가 만족스러운 표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멘토링을 그만두지 않았던,
열혈 멘토였습니다.
후배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 취업 준비 과정에서 이 회사의 인재상에 맞춰 이렇게 변신해야 하고,
저 회사의 인재상에 맞춰 저렇게 변신해야 하는 제 자신이 너무 혼란스러워요.'
그 당시 제가 이렇게 말씀을 해드렸던 것 같습니다.
'아빠 앞에서의 후배님의 모습과, 남자 친구 앞에서의 후배님의 모습이 같을수가 있나요?
상황에 따라서 상대에 따라서 내가 상대를 대하는 방식이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지, 나 자신이
바뀌는 것이 아니잖아요. 취업준비도 회사도 마찬가지에요. 본인을 잃지 마세요.'
이 말을 들은 후배님께 드디어 뭔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을 확인하고 흐뭇하게 멘토링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그 후배님은 제 멘토링을 '아프지 않은 채찍질'이라고 표현해 주셨는데,
많은 멘티분들의 제 멘토링 카피 중에 지금까지도 가장 마음에 드는 카피입니다^^
http://blog.naver.com/samsam15/memo/170720342
그러니 절대 현재 어려분이 가지고 계신 장점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20년 이상 여러분이 키워온 여러분만의 장점을 버리는 순간,
'내 삶'이 아닌 '타인의 삶' 속에 갇혀 살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매니저로서, 문화와 언어가 다른 많은 스웨덴 직원분들과 깨지고 부딪히면서
저 역시도 안 쓰던 근육을 열심히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후배님들도 새로운 환경과 도전에 처할 때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안 쓰던 근육들을 움직이셔야 하면서, 많이 아프고, 괴로우시겠죠.
하지만 이렇게 우리 생각해 보도록 하죠.
우리가 자신있게 키워온 우리의 우수한(?) 근육들을 잠시 아껴두고,
지금의 새로운 환경이 내게 원하는 안 쓰던 근육들도 함께 단련해서,
숨겨두었던 제 근육을 그 때 한꺼번에 멋지게 보여주면 된다고 말이죠^^
혹시나 지금 자신이 처한 모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안 쓰던 근육을 빠르게 단련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모진 채찍질을 날리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는 살아 숨쉬는 존재이고, 나로 인해 그리고 타인으로 인해, 수많은 경우의 수로
매일매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미리 준비하고, 미리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아마도 항상 새로운 도전에 맞닥드리게 되고, 새로운 위기와 기회 사이에서
방황하는 내 모습을 하루에도 몇번씩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평생 새로운 안 쓰던 근육들을 계속 발견하고 또 자책하고, 좌절하고 분노하겠죠.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웃고 울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나를 향한 모진 채찍질 대신, 오늘 하루도 안 쓰는 근육을 쓰느라 '쭈구리'가 되어버린,
나를 위한 '아프지 않은 채찍질' 한번 어떠세요?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안 쓰던 근육을 써야 하는 모든 분들께,
여러분을 위한 '아프지 않은 채찍질'을 이 글을 통해 선물합니다.
[출처 : 만화, '근육맨']
글 : 서대규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