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의 아빠는 Superman이었다.
동네에서 가장 용감했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심지어 아들인 내가 봐도 잘 생겼었다.
당연히 아들인 나에게 아빠는 Superman이었다.
Superman과 Hero, 그리고 만화영화를 동경하던
어린 시절이 지나고, 나 역시 아빠가 되었다.
이제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나 역시 삶이 텁텁하다는 핑계로,
아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살고 있지 않다.
어느덧 키도 내가 더 크고, 힘도 내가 더 세고,
심지어 경제활동도 내가 더 왕성하게 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아빠는 더 이상 Superman이 아니었다.
오늘 나의 딸이 나에게 말했다.
'아빠,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멋져 !'.
물론 내가 준 젤리 몇개에 홀딱 넘어간,
다섯 살의 간사함이겠지만,
그 순간 정말 내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기분이 들었다.
나의 딸 말고, 나를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생각해 주는 이가 또 있을까.
문득, 딸이 성인이 되고, 또 내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때도 내가 딸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고 싶을까.
내 대답은 '아니오'다.
딸이 사랑하는 짝을 만나거나 존경할만한 멘토를 만난다면,
그들이 훨씬 나의 딸에게 멋지길 바란다.
아마, 나의 아빠도 그러지 않았을까.
본인이 더욱 Superman처럼 행동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성인이 된, 독립을 한 아들의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조연의 자리로 본인이 스스로 자리를 바꾼 게 아닐까.
언제 한 번 부모님 댁을 들러서 몰래 아빠의 옷장을 훔쳐 봐야겠다.
Superman 옷이 없다면,
내가 한 벌 놔 두고 와야 겠다. 멋진 놈으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