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아빠가 아프다.
아빠의 아빠는 현명하고 다정한 분이시다.
내가 이렇게 그렇게 저렇게 아빠가 되어 가는 동안,
아빠의 아빠는 나의 관심에서 멀어져 노인이 되어 가고 계셨다.
힘들게 전화 통화를 하게 된 아빠의 아빠는,
귀가 잘 들리시지 않는다고 나의 말을 잘 들을 수가 없다고 하신다.
그 말을 전하는 아빠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아려온다.
본인 평생 몸무게 변화가 없던 아빠의 체중이 갑자기 줄어 들었다.
내가 이렇게 그렇게 저렇게 아빠가 되어 가는 동안,
나의 아빠와, 그리고 나의 아빠의 아빠는 나의 관심에서 멀어져 체중이 빠지고, 노인이 되어 가고 계셨다.
내가 아빠가 되어 가며 느끼는 소중한 감정과 추억들 속에서,
아빠와 아빠의 아빠가 조금씩 소외되어 간다.
큰 아들, 장손, 어쩌면 이 단어들로부터 조금 더 자유롭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빠가 되어 보니, 아빠와, 아빠의 아빠가 나에게 보내 준 사랑과 추억이 떠오른다.
아프지 말아요.
나의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