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가 한 10살,
남동생이 7살 정도 였을 때였다.
아빠가 입에 자주 물고 계시던 하얀 사탕 막대기 같은 것이 궁금해서,
동생과 함께 빤히 쳐다 봤다.
갑자기, 아빠는 갖고 있던 하얀 막대기 하나를 나에게 주며,
인자한 표정으로 '먹어볼래?' 하셨다.
어린 마음에 신이 나서 아빠의 하얀 막대기를 입에 넣고,
사탕처럼 한 입 빨아먹으려고 하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당연히 멀리 던져 버리고, 아빠에게 화를 냈다.
그렇게 호되게 당한 나와 남동생은,
그 때부터 하얀 사탕 막대기는 너무 싫고 가까이 하기 싫은 것이 되어 버렸다.
성장기 대부분의 친구들이 담배를 피웠음에도,
이제 삼십대 후반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비흡연자로 살게 된 건,
아빠의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아, 이건 나의 남동생도 마찬가지. 그도 비흡연자이다.
평생 피우셨던 담배를, 아빠는 어느날 정말 갑자기, 그리고 빠르게
끊으셨다.
그리고 이제 비흡연자로 살아오신지, 20년이 넘은 것 같다.
평소 좀 독한 면이 있었던 아빠였기에,
그저 그가 독한 마음을 먹고 담배를 끊었다고 쉽게 생각했지만,
삼십대 중반에 갑작스런 수술을 해야 했던 내 경험에 비추어 보아,
아마도 나의 아빠 역시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한 시기에 분명
건강에 위험 신호를 느끼고 본인과 우리 가족을 위해,
평생 피우던 담배를 끊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아빠도 조금 더 아빠가 되어 갔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