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님 말처럼 북극곰은 정말 사람을 찢을 수 있을까?
무한도전은 한때 1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이었습니다. 무한도전 종영이 확정 났을 때 무한도전의 영광도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무한도전에 대한 추억은 우리 마음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맴돌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무한도전 밈(meme) 중에서 동물과 관련된 하나의 토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제가 알아보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정준하 님이 릴레이 툰에서 던진 전설의 멘트인 '북극곰은 사람을 찢어!'인데요. 여기서 정준하 님은 손을 양옆으로 찢는 듯한 모션을 취하면서 북극곰은 손으로 사람을 찢을 수 있다고 하였죠. 그러면 정말로 북극곰은 사람을 찢을까요?
북극곰의 힘
북극곰은 곰과 동물 중에서 가장 큰 곰이며 몸길이 2.5m에 몸무게는 600kg 이상 나갈 수 있는 거대한 몸집을 가졌습니다. 문제의 발바닥 역시 30cm가 넘습니다. 심지어 발톱 길이마저 10cm가 넘죠. 거대한 몸집에서 나오는 북극곰의 힘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북극곰은 590kg의 빙하를 어렵지 않게 들 완력이 있다고 하며 북극곰의 치악력은 전 세계 동물들 중에서 10위 안에 들 정도로 아주 강력한 턱 힘을 가졌습니다. 보통 치악력은 PSI(1평방 인치당 파운드의 중량으로 계산)으로 계산하며 1*1 inch(2.54cm * 2.54cm) 넓이에 몇 파운드(1 파운드 = 0.45kg)의 무게가 실릴 수 있는지 측정하는 단위입니다. 참고로 사람의 치악력은 162 PSI라고 하는데요. 1평방 인치당 약 70kg 정도의 무게를 싣는 정도의 힘을 가졌다고 하는군요. 우리가 갈비를 힘차게 뜯어 먹을 때 뼈까지는 잘 부러트리지는 못하는데요. 과연 북극곰은 어떨까요?
북극곰은 대략 1200 psi 정도의 치악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는 1평방 인치당 약 540kg의 힘이 들어오는 셈인데요. 수심으로 치면 약 800m-900m에서 받는 수압이고, 기압으로 치면 81기압 정도 되네요. 사람의 몸이 지속적으로 버틸 수 있는 기압이 3.5기압 정도(50psi)이고 뼈가 부러질 정도의 psi는 700-800 psi 정도 된다고 합니다. 북극곰의 psi는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섰으므로 북극곰에게 우리 뼈는 물렁뼈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극곰 정도의 치악력이라면 우리의 살 뿐만 아니라 뼈를 찢을 수도 있겠군요.
동물들의 대략적인 치악력
백상아리 4000 PSI
크로커다일 3700 PSI
하마 1800 PSI
재규어 1500 PSI
고릴라 1300 PSI
북극곰 1200 PSI
점박이하이에나 1100 PSI
벵갈 호랑이 1050 PSI
다른 동물들의 치악력을 알아볼까요? 가장 강한 치악력을 가진 동물은 백상아리라고 하는데요. 사실 이 순위는 정확하지 않으므로 악어라고 보는 경우도 꽤나 많다고 합니다. 저 두 동물은 뼈를 찢을 수도 있는 북극곰보다 3배나 더 강한 치악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북극곰도 사람의 뼈를 으스러트릴 수 있는데 백상아리와 악어에게는 뼈도 못 추릴 것 같습니다. 최대한 피하는 것이 상책이겠군요. 의외로 고릴라도 꽤나 상위권의 치악력을 가지고 있네요. 참고로 세계 챔피언의 치악력을 가진 사람의 경우 무려 975psi로 일반 사자와 하이에나보다 더 강한 치악력을 뽐내기도 하였습니다.
어쨌거나 결론부터 내리자면 북극곰은 이빨로 사람뿐만 아니라 뼈도 찢을 정도의 힘은 충분히 가졌을 것으로 판단되네요. 발바닥으로도 낼 수 있는 힘도 600kg이 넘으므로 충분히 우리를 찢을 정도의 힘은 가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극곰은 사람을 공격할까?
그러면 북극곰이 사람을 찢으려면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 대상으로 인지를 해야 한다는 뜻인데요. 공격 대상이라면 먹이라고 인식하거나 침입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겠네요. 그러면 북극곰은 사람을 공격할까요? 네, 북극곰도 충분히 사람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확률은 낮은데요. 1870년부터 2014년까지 북극곰에게 공격당한 사례는 73건, 사망한 경우는 20건 정도라고 합니다. 공격한 경우의 대부분은 영양 공급이 매우 저조한 수컷이었다고 하는데요. 즉, 일반적인 북극곰의 경우라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새끼 북극곰이 귀여워 접근한다면 여지없이 공격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북극곰과 사람이 마주할 경우도 거의 없지만 마주하더라도 대부분은 북극곰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사람에게 도망갈 기회를 준다고 하는데요. 이런 경우는 우리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는 것이니 재빨리 그 자리를 뜬다면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북극에 텐트에 먹을 것을 놔두면서 음식을 해먹고 있다면 북극곰은 여러분의 텐트를 급습하여 여러분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어 치우기 위해 공격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습니다.
북극곰은 사람을 손(발바닥)으로 찢을까?
일반적인 북극곰은 사람을 먹이로 인지하지 않아 공격하지는 않지만 배고픈 수컷의 경우 충분히 사람을 먹이로 인지하여 공격할 수도 있다고 앞에서 정리하였습니다. 북극곰이 우리를 먹이로 인지했다면 북극곰은 과연 발바닥으로 우리를 찢을까요? 평소 북극곰의 사냥 습관을 봤을 땐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됩니다.
위 장면은 북극곰이 바다코끼리를 사냥하는 장면입니다. 북극곰은 사냥감에게 접근할 때 앞발로 사냥감을 고정시키고 경추 부분을 이빨로 물어뜯으려고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요. 즉, 북극곰은 실제로 먹이를 찢을 때는 발이 아니라 이빨로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 사진에서도 무언가에게 접근하거나 공격하려 할 때 발보다는 이빨을 이용해 공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록 앞발도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북극곰의 강력한 무기는 강한 치악력이기에 무언가를 찢을 때도 주로 이빨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즉, 북극곰은 사람을 손(앞발)로 찢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찢더라도 대부분은 이빨로 찢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극곰과 마주한다면?
그렇다면 여러분이 북극곰과 마주하였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매체에 알려진 것처럼 죽은척해야 할까요? 아뇨, 그러면 북극곰은 호기심에라도 여러분을 이빨로 씹을 수도 있어서 진짜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극곰에게서 빠르게 도망쳐야 할까요? 글쎄요, 북극곰의 최고 속력은 50km/h로 우사인 볼트의 44km/h보다 훨씬 빠릅니다. 또한 등을 보고 도망치기 때문에 북극곰에게 우리가 먹이라는 인식을 더욱 심어줘서 순식간에 잡히겠죠. 그러면 바다로 뛰어들까요? 북극곰은 수영 실력도 뛰어나고 지구력도 좋아서 한 번 헤엄치면 100km로도 헤엄칠 정도의 지구력이 있죠. 북극곰과 1 대 1로 마주한다면 사실 도망가는 것은 힘들다고 보면 됩니다. 다행히 북극곰이 여러분에게 관심이 없다면 여러분도 천천히 뒤로 물러난다면 위기는 넘길 것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방을 메고 있다면 가방을 던져주어 곰이 가방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여 도망칠 시간을 버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극곰이 너무 굶주려서 여러분에게 관심을 떼어 놓지 않는다면 결국 곰과 싸워야 하는데요. 어차피 힘으로는 못 이기니 결국 도구를 써야 합니다. 만약 Bear spray를 여러분이 가지고 있다면 북극곰이 접근할 때 그것을 북극곰 눈에 뿌리면 됩니다. Bear spray의 주성분은 캡사이신으로 먹어도 눈물이 나는 캡사이신을 눈에 직접 뿌리게 되면 눈이 굉장히 매워 곰이 사람에게 접근할 수 없게 되고 사람은 도망칠 시간을 벌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그때 냅다 뛰면 될 것 같군요. 만약 이 스프레이가 없다면 총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총기는 북극곰에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므로 곰을 퇴치할 가장 강력한 도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폭죽이나 불이 있다면 북극곰에게 깜짝 놀라게 하여 도망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정준하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북극에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북극곰 대처 방법
1. 천천히 뒤로 물러나기를 시도한다.
2. 북극곰에게 가방을 던져주어 관심을 다른 곳에 가지도록 유도한다.
3. Bear spray를 이용한다.
4. 총기를 이용한다.
5. 불이나 폭죽을 이용한다.
6. 북극에 가지 않는다.
마치며
지금까지 정말 북극곰은 사람을 찢을까에 대해 분석하였는데요. 북극곰은 비록 사람을 손(발바닥) 찢을 힘은 있지만 사람을 거의 공격하지 않을 것이고 공격하더라도 손으로 찢기보다는 손으로 고정시킨 뒤 이빨로 공격할 것이라는 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북극곰의 천적이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다면 우리 인간은 북극곰에게 힘에서 압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북극곰과 마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평생 북극에 갈 일 없겠지만 북극에 갈 일이 있으시더라도 북극곰과 마주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