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은 어떤 양일까?
여러분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여러 애니메이션들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영국의 윌로스와 그로밋을 많이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윌로스와 그로밋을 만든 회사에서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요. 바로 못 말리는 어린양 숀입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윌로스와 그로밋의 단편 중 양털 도둑에서 먼저 등장한 캐릭터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인기를 얻은 숀은 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고, 이 어린양 숀은 2010년대도 신작이 나올 정도로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양 캐릭터 중에선 이 친구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과연 못 말리는 어린양 숀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어린양 숀은 서포크 양이다.
어린양 숀에 등장하는 양들은 하나같이 배 쪽엔 흰색 털, 그리고 얼굴과 다리는 검은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친구들은 영국 출신으로 추측되죠. 이러한 특징을 모두 만족하는 양이 있는데요. 바로 영국이 원산지인 서포크(Suffolk) 양입니다.
서포크 양은 18세기 후반 서포크의 베리 세인트 애드먼즈 지역에서 노포크 혼 암양과 사우스 다운 숫양을 이종교배하여 만든 품종인데요. 주로 고기를 위해 사육되는 품종이라고 합니다. 수컷의 경우 120kg에 육박하고 암컷도 거의 100kg 정도에 육박하여 다른 양들에 비해서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합니다. 또한 기름이 적고 생산율이 높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양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으로 손꼽히는 발레 블랙 노즈라는 의견도 있는데요. 충분히 타당한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이 품종도 얼굴은 검은색이며 다리 쪽은 검은색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숀처럼 머리에 흰색 모자 같은 털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숀은 발레 블랙노즈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숀은 다리 전체가 검은색으로 되어 있지만 발레 블랙 노즈는 다리 끝부분만 검은색이기 때문이죠. 또한 숀이 영국 출신으로 추측되지만 발레 블랙 노즈의 원산지는 스위스입니다. 따라서 숀은 발레 블랙 노즈보다는 서포크 양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
어린양 숀은 특이하게 윗앞니가 있어 잡식을 할 가능성이 있다.
소와 마찬가지로 양은 윗앞니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윗앞니가 있는 자리에 소와 양은 가죽처럼 질긴 조직이 있는데요. 이를 "Dental pad"라고 합니다. 이러한 조직은 주로 풀을 먹는 초식동물에게는 훌륭한 맷돌이 되어줍니다. 즉 이 질긴 조직으로 풀을 으깨어 먹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린양 숀은 윗이빨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가지런하게 말이죠. 그래서 가지런한 이빨을 가진 숀은 다른 양들처럼 풀을 먹는 데는 꽤나 애를 먹을 것 같습니다. 이빨 사이에도 풀이 끼일 거고 풀을 잘게 으깨는 것도 힘들어하겠죠. 하지만 대신 다른 양들이 먹기 힘들어하는 고기나 열매 같은 것도 잘 깨서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다른 양들에 비해 같은 양을 먹어도 잡식일 경우 더 많은 칼로리 섭취가 가능하니 더 많은 에너지를 쉽게 섭취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잉여의 에너지로 뇌가 더 발달되어 다른 일반적인 양보다 더 똑똑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인류가 불을 발명하고 나서 소화 효율이 높아지면서 뇌가 더 발달되었다는 설도 있으니, 어쩌면 윗앞니가 존재하는 숀은 덕분에 잡식이 가능하여 더 똑똑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안에 나오는 모든 양들이 윗이빨을 가지고 있네요....
어린양 숀은 최소 3-4살로 그다지 어리지 않다.
양의 나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바로 이빨을 통해 추측하는 것입니다. 다른 동물들과도 마찬가지지만 유치와 영구치의 발달된 형태를 보고 나이를 추정합니다. 양의 나이를 추정할 때 보는 이빨은 주로 아랫니를 통해 확인합니다. 아랫니가 전부 유치로 되어 있다면 1살 미만의 어린 양이고 1쌍의 영구치가 확인된다면 1살-2살, 2쌍의 영구치가 확인된다면 2살-3살, 영구치가 모두 발달되어 있으면 3살-4살로 보며 그 이후에 마모된 정도에 따라 그 이상의 나이를 추정합니다.
자, 그런데 숀의 이빨은 어떤가요? 숀은 아주 가지런한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크기와 치아 간 간격을 보아 영구치로 보이는데요. 즉 숀은 모든 치아가 이미 영구치로 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숀은 최소 3살-4살 이상의 양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서포크 양의 수명이 6-12년임을 고려한다면, 숀은 사람으로 치면 2030 정도의 혈기 왕성한 청년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어리다면 어리겠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숀은 그다지 어린 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양 숀은 일반 양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다리 길이는 보폭에 영향을 끼칩니다. 다리가 길수록 아무래도 보폭이 더 길 수밖에 없습니다. 보폭이 길면 같은 걸음으로 더 많은 거리를 걸을 수 있으므로 보통은 다리가 길수록 달리기가 빠릅니다. 물론 비교하는 두 종이 같다는 가정하에 말이죠. 예를 들면, 일반적인 집토끼와 다리가 매우 긴 케이프 토끼로 달리기 시합을 붙이면 당연히 케이프 토끼가 압도적으로 이깁니다. 일반적인 집토끼는 시속 30-40km인 반면 케이프 토끼는 시속이 무려 70km까지 나올 정도죠.
그런데 숀의 경우 다른 양들에 비해 다리가 아주 깁니다. 따라서 다른 양들보다 달리기를 훨씬 더 잘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쩌면 숀은 다른 양들보다 훨씬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어 목장주로부터 요리조리 잘 피해 다닐 것 같네요.
마치며
지금까지 못 말리는 어린양 숀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숀은 서포크 양으로 윗앞니가 있어 잡식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최소 3-4살로 어린 편은 아니며 다리가 길어 다른 양보다 빠를 것이라는 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양은 우리 인간과 아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인류가 개 다음으로 가축화했던 동물이라고도 하죠. 양은 우리에게 따뜻한 털을 제공해 주는 고마운 동물입니다. 우리가 지금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양 덕분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인류는 양에게 참 고마워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