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지키기 위해 주인공을 도운 고래괴인, 과연 고래괴인의 특징은?
히어로라는 것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역경을 딛고 괴수들과 싸우며 인류를 지키는 영웅적인 서사는 남자들의 야심을 자극하기도 하죠. 이러한 서사 구조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호모 사피엔스 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즉 영웅이라는 것은 우리 인류와 항상 같이 존재했던 것이죠. 이러한 히어로물은 마블이라는 거대한 콘텐츠가 지금도 존재하는 것처럼 현재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도 울트라맨, 슈퍼 전대 시리즈 등 수십 년 이어져 오고 있는 히어로물도 있죠. 이번에는 일본의 3대 히어로물 중 하나인 가면라이더를 보고자 합니다.
가면라이더는 (저도 깜짝 놀랐지만) 1971년부터 방영되어 최근에 50주년을 맞이할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왔는데요. 꾸준히 사랑받아온 덕에 가면라이더 관련된 완구제품은 지금도 많이 팔리고 있으며 끊임없는 패러디를 통하여 가면라이더는 지금도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면라이더 블랙에 등장하는 한 괴인에 대해 분석하고자 합니다. 비록 처음에는 주인공의 적이었으나 바다를 오염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던 기존의 보스에 반감을 품어 주인공을 위해 도와주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고래괴인을 보고자 하는데요. 고래괴인이 없었다면 가면라이더 블랙의 세계관에서는 분명 지구는 악의 결사단 손에 넘어갔을 것입니다. 과연 숨은 히어로 고래괴인이 가진 특징은 무엇일까요?
고래괴인은 향유고래다.
가면라이더 블랙에서 고래괴인은 초음파를 통해 박쥐괴인을 포함하여 주변 인물들을 교란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초음파를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은 고래를 포함하여 박쥐, 쥐 등이 있는데요. 이들은 초음파 발사하여 반사된 초음파를 받아들여 사물의 위치를 분석하는 '반향정위(echolocation)'를 사용하죠. 이 원리를 통해서 잠수함은 해저에서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고래의 경우 이빨고래만이 이러한 초음파를 사용하는데요. 참고로 고래는 이빨고래와 수염고래로 구분하는데 이빨고래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돌고래가 포함되며 수염고래는 우리가 아는 흰수염고래와 같은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먹이를 먹는 거대한 고래류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돌고래가 아닌 고래 중에서도 어떤 고래는 초음파를 사용할 수 있는데요, 바로 향유고래입니다.
향유고래는 이빨고래에 속하는 고래로 당연히 이빨고래 중에서 가장 거대합니다. 길이는 대략 10-15m에 무게는 적게는 15톤, 많게는 40톤이 나갈 정도로 거대한 몸집을 가졌습니다. 이빨을 가진 고래답게 중소형 물고기를 사냥하지만 흔히 알려진 먹이로는 대왕오징어와 같은 엄청난 크기의 먹이도 먹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향유고래는 주로 짙은 회색의 몸을 가지고 있고 복부는 다소 흰색을 나타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색이 조금 옅어진다고도 합니다만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멸종 위기 동물일뿐더러 워낙 알려진 바 없는 동물이기에 향유고래에 대한 정보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고래괴인 역시 향유고래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초음파를 쓰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그 외에도 머리에서 흰색의 물질을 뿜어내는 건 향유고래의 고유한 특징인데 이러한 특징들을 토대로 살펴보면 고래괴인은 향유고래가 거의 확실시됩니다.
고래괴인은 수컷일 것이다.
대부분의 고래와 마찬가지로 향유고래도 모계사회를 이룹니다. 또한 암컷의 경우 새끼들을 돌보기 때문에 무리 지어 다니는데요. 수컷도 무리를 이루지만 보통 나이가 들면 단독생활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짝짓기 시즌 정도가 아니면 혼자 다닌다고도 합니다. 고래괴인의 경우 다른 향유고래와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이 없습니다. 그래서 고래괴인의 경우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수컷 향유고래가 아닐까 저는 추측합니다.
참고로 수컷 향유고래의 경우 성성숙까지는 약 10살, 크기가 커지는 것은 50살까지도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수명은 60-70살 정도로 보는데요. 향유고래는 사실상 죽기 전까지 키가 크는 생명체라고도 볼 수 있겠군요.
고래괴인은 잠수를 잘 못할 것이다.
향유고래는 머리에서 흰 액체성 물질이 나오는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향유고래(Sperm whale)라고 부른 이유가 바로 머리에서 흰 액체성 물질이 나오는 것이 마치 정액(Sperm)이 나오는 것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머리에 나오는 이 물질은 정액과는 전혀 관련이 없죠. 머리에서 나오는 이 물질을 경랍이라고 하며 쉽게 생각하면 촛불 즉 밀랍과 같은 기름으로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재밌는 건 이 경랍이 향유고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직도 명확히 알려진 바 없습니다. 그나마 유력한 가설은 향유고래는 이 경랍의 밀도를 조절하면서 물에 뜨거나 가라앉게 하는 부력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머리에 있는 경랍에 물을 들여부어 굳히면 밀도가 높아지고 그 외에는 액체로 존재하여 밀도가 낮아지는 방식으로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쿠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든지, 초음파를 조절한다든지 여러 가설들은 많습니다. 만약 향유고래가 정말로 경랍을 이용하여 부력을 조절한다면, 고래괴인은 굉장히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래괴인은 다른 등장인물에 머리에서 김처럼 무언가를 뿜어내는데요. 비록 묻어 있는 건 액체성 물질이 묻어있지만 뿜어내는 과정은 마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가벼워 보입니다. 즉, 고래괴인에 있는 경랍은 그만큼 가볍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데요. 머리에 있는 경랍이 가벼우면 아무리 온도를 낮게 하여 굳힌다고 하더라도 다른 고래들에 비해 경랍이 너무 가벼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머리가 가벼우니 물에 잘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다른 고래들 보다 잠수할 때 상당히 불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머리에 구명조끼가 달려있는 셈이죠. 그래서 고래괴인은 육상에서 생활을 자주 하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고래괴인이 흘린 눈물은 그저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가면라이더의 말에 감동받아 고래괴인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고래도 눈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사람과는 조금 다릅니다. 고래는 눈 주변에 눈물샘이 있는데요. 여기서 살짝 기름진 성분의 눈물이 나오면서 먼지나 찌꺼기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고래가 눈물을 흘리는 건 주로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함이죠. 고래가 만약 정말 감정적으로 슬프거나 할 경우 운다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내며 울부짖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향유고래가 정말 감동받거나 슬퍼서 울었다면 울부짖었을 것으로 보이죠. 고래괴인은 작품 내에서 울부짖지는 않고 눈물만 조금 흘리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그래서 고래괴인은 가면라이더의 말에 그다지 감동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고래괴인이 보여준 눈물은 그저 눈에 있는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함으로 보이죠. 고래괴인은 생각보다 감정이 풍부하지 않은 고래로 보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고래괴인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고래괴인은 향유고래며 수컷일 것이고 다른 고래들에 비해 잠수를 잘 하지 못할 것이며 고래괴인이 보여준 눈물은 그저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본 결과 이 제작진은 향유고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도 보일 정도로 향유고래의 특징들을 잘 잡아내었습니다.
그런데 참고로 향유고래는 현재 멸종 위기 종입니다. 향유고래가 가진 기름 성분을 손에 넣기 위해 인간들은 지속적으로 포경을 진행하였죠. 지금은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고는 하나 지금은 인간들이 해양에 버린 그물과 쓰레기들로 인해 향유고래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향유고래의 사체에는 엄청나게 많은 그물과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왔다고 할 정도죠. 어쩌면 인간의 손에 의해 또 다른 한 종이 멸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면라이더에서 바다를 오염시키는 건 악당들이었지만 현실에서는 그 악당이 인류네요. 참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