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다시 한 번 더 분석하는 고양이 춘식이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시리즈를 열었던 카카오프렌즈의 춘식. 춘식이는 이미 라이언의 인기를 뛰어넘었습니다. 춘식이는 카카오프렌즈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카카오프렌즈 하면 라이언이라는 공식은 깨지고 있으며 이제는 춘식이가 아니냐라는 말도 나올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처음 보시거나 혹은 춘식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춘식이에 대해 잠깐 설명드리면, 춘식이는 길고양이 출신 성별 미상의 고양이로 라이언의 반려동물입니다. 2020년 7월 즈음에 처음 등장하여 라이언이 춘식이를 길에서 입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모를 통해 이 고양이의 이름을 '춘식'으로 짓게 되면서 정식으로 춘식이의 콘텐츠가 시작되었죠. 춘식이는 상반신은 노란색, 하반신은 갈색의 독특한 털 패턴을 보여주고 있으며 영락없는 고양이다운 행동 덕에 인기가 많아졌고, 이를 이모티콘에 잘 녹여내면서 춘식이는 현재 카카오프렌즈를 대표하는, 가장 인기가 많은 동물 캐릭터가 되었죠.
저는 춘식이의 인기를 계속 눈여겨보았고 1년도 전에 춘식이를 분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춘식이는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시리즈 중에서 가장 먼저 공개한 콘텐츠지만 이 콘텐츠 중에서 아직도 춘식이의 조회수를 뛰어넘는 콘텐츠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전체 조회수의 절반을 차지하지 않을까 추측하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수의사가 보는 춘식이 2편을 보고자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제가 직접 춘식이툰을 보면서 눈여겨보았던 점에 대해 분석하려고 합니다. 춘식이의 하반신 털에 대한 이야기, 춘식이를 통해 보는 고양이의 보은, 라이언과의 갈등을 통해 본 고양이의 가출, 내장이 너무나 튼튼한 춘식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춘식이의 하반신 털은 햇빛에 타서 생긴 것이 아니다.
어쩌면 가장 많은 의견을 받은 것 중 하나인 것 같은데요. 춘식이의 털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타서 생긴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제가 찾아본 결과 춘식이의 무늬는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실 춘식이의 털이 햇빛에 타서 생겼다는 점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고양이의 털은 햇빛에 오래 노출되었을 때 변색이 되기는 합니다. (물론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하지만 이 변색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검은색으로 진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간 탈색이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색이 옅어지거나 밝아지는 편이죠. 이는 검은색 고양이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검은색 고양이가 햇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붉은빛이 섞인 진한 갈색으로 변하죠. 물론 검은색 고양이의 털색이 바뀌는 요인은 햇빛보다는 영양상태, 건강 상태가 훨씬 더 크게 좌우됩니다만, 햇빛 때문에 색이 변한다면 보통은 검은색이 더 진해지는 것이 아니라 색깔이 빠지고 살짝 밝아지는 형태로 털이 변하게 됩니다.
이미 춘식이의 털이 햇빛에 탄 것이 아니라고 결론이 났지만, 만약 춘식이의 털이 햇빛에 의해 변색이 되었다면 지금보다도 더 밝거나 혹은 색이 탈색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는데요. 근데 사실 이러한 경우는 실제로 보기 쉽지는 않습니다. 털색이 바뀌는 요인은 정말 많기 때문이죠.
춘식이도 실제 고양이처럼 고마움에 대한 보답을 한다.
고양이가 주인에게 혹은 자신을 챙겨주는 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춘식이도 좋아하는 라이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고구마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고양이가 이렇게 먹이를 공유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먹이를 가져오는 이유는 어미의 경우는 자기 새끼들에게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함도 있으며, 자신의 먹이를 주인이나 친구와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는 예전에 사무실 근처를 배회하는 길고양이를 조금 챙겨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길고양이는 삼시세끼 모두 일정한 시간에 올 정도로 똑똑한 고양이였는데요. 나중에는 챙겨준 제가 너무 고마웠는지... 제 사무실에 죽은 쥐와 참새를 선물해 줬던 끔찍한 기억도 납니다. 어쨌거나 춘식이는 자신의 먹이를 주인과 공유하려는 성향이 강한 고양이로 보이네요.
춘식이의 가출은 다른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춘식이툰에서 자신의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라이언에 불만을 품고 춘식이는 가출을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도 종종 가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하지만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고 고양이는 쉽게 가출을 하지는 않습니다. 고양이는 돌아오려는 귀소본능도 강해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죠. 그런데도 고양이가 가출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중성화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짝을 찾기 위해 나가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나가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사냥이나 음식을 찾기 위해 나가며 몸이 아플 경우 조용한 곳에 자신의 몸을 숨기며 움츠리기도 하죠. 그리고 고양이가 지내는 곳이 급격한 변화(이사, 가구의 재배치, 새로운 사람의 등장, 새로운 고양이의 등장 등)가 있을 경우 안락한 환경을 다시 찾기 위해 나가기도 합니다.
춘식이가 나간 것은 언뜻 보기에는 단순히 라이언과의 갈등으로 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춘식이는 그다지 아파 보이지 않으므로 질병으로 인한 가출은 아닐 것이고 짝을 찾기 위해 나간 것도 아닐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영역이 이미 충분한 상태이므로 영역 때문도 아닐 것이고 라이언이 밥도 충분히 잘 주기 때문에 음식을 찾기 위한 것도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건 라이언이 환경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요. 혹시나 라이언이 가구를 재배치했다거나, 환경을 급격하게 재배치하지는 않았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춘식이는 간과 위가 상당히 튼튼한 것으로 보인다.
춘식이툰과 카카오프렌즈 인스타그램을 본 결과 춘식이는 귤을 먹는 모습도 나왔고 바리스타를 하는 모습도 관찰되었습니다. 그런데 귤과 커피, 특히 커피는 고양이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 물론 귤의 경우 조금만 먹을 경우 고양이에게 크게 해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귤은 시트르산이 있어 고양이가 먹을 경우 속이 쓰릴 수 있는데요. 그 때문에 구토를 한다거나 설사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춘식이는 귤 하나를 다 먹고도 속이 쓰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위의 기능이 굉장히 튼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장면입니다.
커피는 어떨까요?. 커피는 조금만 먹어도 고양이에게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커피 속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 성분은 고양이에게 구토, 설사, 간 손상, 경련, 발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카페인과 테오브로민 성분을 분해하는 곳은 간인데요. 사람들은 이 두 가지의 성분을 간에서 절반가량 분해하는 데에 단 2-3시간 걸리지만 고양이나 강아지의 경우 18시간이나 걸린다고 하죠. 그런데 춘식이는 바리스타 일을 하면서 종종 커피를 접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별 탈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커피를 분해하는 간의 기능이 굉장히 뛰어난 것으로도 추측합니다.
결국 춘식이는 전반적인 위나 간의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도 보입니다. 그래도 저런 음식들을 장기적으로 많이 먹을 경우 결국은 내장 기능이 상할 수 있으니 귤은 줄이고 커피는 특히 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춘식이를 2번째로 분석하였습니다. 춘식이의 하반신 털은 타서 생긴 것이 아니며, 선물을 해주는 성향이 강한 고양이고 라이언의 집에서 무언가 불편해서 가출했을 것이며 춘식이의 간과 위는 굉장히 튼튼할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춘식이는 어느새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과연 춘식이의 인기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춘식이가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제 글 역시 인기 많아지니 일석이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