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BT21을 분석한다면?
요즘 세상에 BTS(방탄소년단)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BTS는 단군이래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출신 셀럽이죠. BTS 덕에 우리나라의 문화는 인기를 끌게 되었고, K 문화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전 세계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대한민국이라는 소프트파워는 수직 상승하게 되었죠.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계기가 어쩌면 BTS가 아닐까 저는 과감하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BTS가 캐릭터를 만들었으니 이 캐릭터가 바로 BT21입니다.
BT21은 라인 프렌즈와 협업하여 만든 캐릭터로 2017년에 제작되었으며 캐릭터 제작 과정에서 캐릭터의 모습과 콘셉트를 정하는 데에 BTS 멤버들이 직접 관여하여 큰 화젯거리가 되었죠. BT21에는 알제이, 슈키, 망, 코야, 치미, 타타, 쿠키, 반이 메인 캐릭터입니다. 이 중에서 동물 캐릭터는 알파카인 알제이, 말인 망, 코알라인 코야, 강아지인 치미, 토끼인 쿠키가 있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과 귀여운 외모를 가진 것이 특징이며 독특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BTS의 인기에 힘입어 BT21 역시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BT21의 공식 유튜브의 구독자 수는 500만 명이 넘죠. 자 그렇다면 BT21의 동물 캐릭터들은 과연 어떤 특징이 있을지 분석하겠습니다.
알제이는 발가락에 선천적인 기형이 있다.
알파카는 몇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을까요? 정답은 2개입니다. 조금 더 들어가자면 발가락이 짝수 개인 동물들을 우제류라고 하며 발가락이 홀수 개인 동물을 기제류라고 합니다. 우제류에 속하는 동물은 대표적으로 소가 있으며 돼지, 사슴, 낙타, 기린, 하마 등이 있습니다. 앞서 알파카의 발가락이 2개라고 설명드렸으니 알파카가 우제류인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죠. 반대로 발가락이 홀수 개인 기제류에는 말, 당나귀, 맥, 코뿔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알제이를 잘 보시면 한 개의 발가락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알제이는 선천적으로 발가락이 부족해 보이는데요. 발가락이 부족한 것을 소지증(Oligodactyly)이라고 하는데 이는 유전병입니다. 하지만 일상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알제이 역시 유전적인 문제로 인해 발가락이 하나 없지만 일상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망은 Blue roan horse일 것이다.
망은 푸르스름한 보라색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파란색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했죠. 말 중에서 파란색의 털을 가진 말을 보고 Blue roan horse라고 지칭합니다. Roan이라는 말은 두 가지 색 이상의 털이 섞인 말을 지칭하는 언어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Blue roan horse는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색깔은 검은색인데요. 여기에 Roan 유전자가 섞일 경우 일부 털이 흰색으로 바뀌면서 말의 색이 회색 혹은 푸르스름한 색으로 바뀌어 보입니다.
위에 있는 말이 클래식한 털을 가진 경우고 아래의 말은 Roan 유전자가 섞인 말입니다. 검은색의 말에 Roan 유전자가 섞이면 푸른색의 말이 나오고, 베이의 말에 Roan 유전자가 섞이면 붉은색의 말이 나오고, Chestnut의 말에 Roan 유전자가 섞일 경우 같은 붉은색이지만 조금 더 연한 Strawberry roan horse가 나옵니다.
망의 경우 푸르스름하면서도 보라색의 몸을 가지고 있어 Blue roan horse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른 푸른색의 말들에 비해 색이 다소 보라색으로 보입니다. 다른 푸른색의 말보다 흰색 털의 비율이 더 많으면 더 밝은 푸른색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사실 보라색 말을 가지는 경우는 자연적으로 보라색 털을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보라색 몸을 가진 망은 전 세계의 말 중에서 가장 독특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요. 비록 망 본인은 독특한 패턴이 콤플렉스일지는 모르지만 전 세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특별한 색을 가지고 있으니 본인을 굳이 가면으로 가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코야는 다른 코알라들보다 잠을 훨씬 덜 자는 것 같다.
코야는 잠이 많은 코알라답게 다른 BT21 멤버보다 훨씬 더 많이 잡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 때는 코야는 다른 코알라들에 비해 잠이 훨씬 적은 것으로도 보이며 체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다른 코알라보다 생활 패턴마저 상당히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알라는 우선 하루에 18-22시간을 잡니다. 코알라는 깨어있는 시간이 고작 4시간 정도죠. 너무 적게 움직이기 때문에 먹이도 많이 먹을 필요도 없으며 칼로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거의 움직이지도 않죠. 그리고 코알라는 주로 밤에 움직이는 야행성이며 낮에도 종종 먹이를 먹으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코야는 다른 코알라들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로 밤에 자며 낮에는 다른 친구들과 활발하게 움직이고 춤도 추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잠을 줄여가며 친구들에게 옷을 만들어주는 모습도 포착되었습니다. 어쩌면 코야는 다른 코알라들에 비해 굉장한 체력을 가지고 있으며 잎 말고도 고칼로리의 음식도 챙겨 먹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치미는 말티즈일 것이다.
치미는 다소 작은 소형견으로 보이며 흰색 털을 가지고 있고 귀가 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털이 곱슬한 형태보다는 다소 직모처럼 보이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강아지는 대표적으로는 2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말티즈, 그리고 페키니즈가 있습니다. 다만 페키니즈의 경우 입 부분이 특유의 팔자주름처럼 쳐져 있는 특징이 있어 치미는 페키니즈보다는 말티즈로 보입니다.
그런데 치미는 다른 말티즈와 다르게 이족보행하면서 이동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슬개골에 어마어마한 무리를 주게 되어 슬개골 탈구가 쉽게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슬개골 탈구를 예방할 때 설명하는 것이 두 다리로 서는 것을 지양하라고 말씀드리는데요. 그 이유가 두 다리로 설 경우 슬개골에 많은 무리가 가기 때문이죠. 그런데 치미는 두 다리로 서서 다니고 있으니 다른 말티즈보다도 슬개골 탈구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니 치미는 슬개골 탈구도 반드시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쿠키는 라일락 토끼이며 눈썹은 그냥 무늬다.
분홍색 몸을 가진 쿠키. 토끼 중에서 분홍색 몸을 가진 토끼는 종종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집토끼의 일종인 라일락 토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일락 토끼는 집토끼의 일종으로 무게는 3.2kg 정도이며 1910년경 영국에서 먼저 사육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몸은 회색 또는 분홍빛이 도는 회색이 가장 큰 특징이며 수명은 10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쿠키는 아주 독특하게 눈썹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토끼는 눈썹을 가지지 않습니다. 눈썹을 정의하기를 눈두덩 위에 가로로 난 짧은 털을 지칭하는데요. 사실 토끼의 경우 몸이 전부 털로 되어 있으며 눈두덩 위에 특별한 눈썹이라고 할만한 털들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토끼는 눈썹이 있을 부분에 눈썹이 있다면 그것은 그저 무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쿠키는 눈썹으로 생각되는 저 가로무늬는 눈썹이 아니라 그저 무늬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BT21의 동물 캐릭터들을 분석하였습니다. 알제이는 발가락에 선천적 기형이 있으며 망은 Blue roan horse일 것이고 코야는 다른 코알라보다 체력이 월등히 뛰어나며 치미는 슬개골 탈구를 조심해야 하는 말티즈고 쿠키는 라일락 토끼이며 눈썹은 그저 무늬일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BTS의 인기는 전 세계적입니다. 과연 BTS가 제작한 캐릭터도 BTS처럼 세계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뽀로로와 아기 상어를 이어 한국 캐릭터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또 다른 캐릭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