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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May 06. 2023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토토로 고양이 버스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도대체 뭐하는 고양이일까..?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캐릭터는 바로 토토로죠. 1988년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여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캐릭터입니다. 현재는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어 수십 년이 지나도 우리 주변에서 항상 머물고 있는 캐릭터죠. 그런데 토토로 애니메이션 안에서 등장할 때부터 신선한 충격을 주는 존재가 있는데요. 바로 고양이 버스입니다.


 고양이 버스는 토토로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로 평범한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고 오직 토토로에게만 보인다고 하는데요. 길이는 약 7m에 높이는 2.1m(어깨 높이 같습니다.), 폭은 1.96m이며 무게는 3.4톤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최대 시속은 100km라고 합니다. 몸집으로만 봐서는 코뿔소보다 크며 마을버스 크기인 소형버스와 아주 흡사합니다. 물론 이러한 생명체가 우리 지구에는 당연히 없겠지만 인간이 만든 지식을 토대로 고양이 버스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토토로 버스 크기는 마을버스 크기와 거의 흡사하다.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먼치킨 고양이일 것이다.






 토토로 고양이 버스 체형은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으며 털이 중간(짧지도 엄청 길지도 않은) 정도 되는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고양이는 먼치킨 고양이가 있죠. 먼치킨 고양이는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이며 짧은 다리 때문에 영역 싸움에서 불리하고 점프도 다소 불리하여 야생에서는 잘 생존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히 유전병은 없지만 다른 일반 고양이들에 비해 척추 쪽에 무리가 가는 체형이므로 척추 쪽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기동력 부문에서 다소 아쉬운 면이 있는 먼치킨이 고양이 버스가 된다는 건 조금 아이러니하네요.





먼치킨 고양이



토토로 고양이 버스.




그런데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브리티쉬 쇼트헤어와도 다소 유사해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브리티쉬 쇼트헤어도 다리가 길지 않은 편이고 얼굴이 둥글죠. 다만 브리티쉬 쇼트헤어는 털이 짧은 편에 속하므로 털 길이가 어느 정도 있는 토토로 고양이 버스와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브리티쉬 쇼트헤어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수컷이다.





 검은색에 가까운 털색과 오렌지색 털을 가지고 있어서 혹시나 암컷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결정적으로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수컷입니다. 토토로 고양이 버스를 아래에서 쳐다봤을 때 항문 가까이 음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음낭이 존재하기 때문에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100% 수컷이죠. 그리고 음낭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으로 보아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중성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성화를 진행하면 보통 고환을 제거하기 때문에 도드라져 보이지 않거든요. 어쩌면 승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선 강력한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중성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도 보입니다.



수컷이 확실합니다.




토토로 고양이 버스 내부는 척추뼈 변형으로 생겼을 것이다.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지붕과 기둥, 그리고 텅 빈 내부를 가진 아주 독특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지구상의 어느 동물에서도 이러한 구조는 보기 힘들죠. 하지만 이 기둥들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이 기둥들은 척추뼈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마치 거북이 등껍질이 척추뼈에서 진화한 것처럼 말이죠.





거북이 등껍질 해부구조 / 출처 : 위키피디아



 다만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승객이 출입을 해야 하고 애니메이션 내에서도 상당히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거북이 등껍질에 비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유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해당 기둥들은 부드러운 연골조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리가 여러 개로 진화했을 것이다.






 토토로는 긴 몸에 비해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허리 중앙 부분에는 받쳐주는 힘이 없어 많은 부하가 실리게 되고 결국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갈 수 있습니다. 마치 긴 한강 다리에 기둥이 2개밖에 없는 경우를 상상해 보시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토토로가 다리를 4개만 가지고 있었다면 허리에 디스크가 생겨 버스 운행을 얼마 하지도 못하고 진통제를 먹어야 했을 텐데요. 하지만 다리가 여러 개가 있다면 허리에 실릴 부담을 다리로 분산시켜 줄 수 있으니 고양이 버스도 더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고양이 버스는 다리가 여러 개로 진화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토토로 고양이 버스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토토로 고양이 버스는 먼치킨일 것이고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으로 보입니다. 고양이 버스 내부는 척추뼈의 변형으로 생긴 것으로 보이며 허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리가 여러 개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첫 등장부터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던 고양이 버스. 저도 저 고양이 버스에 타서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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