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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Dec 14. 2023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먼작귀 랏코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이제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에 등장하는 주인공 3인방에 대한 분석이 끝났습니다. 치이카와는 준가리안 햄스터, 하치와레는 고양이, 우사기는 롭이어 토끼로 결론 내렸죠. 이들 셋이 모여 만들어가는 소소하고 삼삼하고 귀여운 스토리는 쭉 이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 셋만큼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단 한 번의 등장만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끈 캐릭터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먼작귀 세계관에서 가장 강한 편에 속하며 토벌 랭킹 1등인 랏코입니다.



 랏코는 몬스터들을 토벌하는 능력이 세계관 1위로 먼작귀 내에서 가장 강합니다. 흔히 랭커라 불리며 등장할 때마다 먼작귀들이 모여서 따라갈 정도인데요. 랏코는 먼작귀 내에선 인플루언서인 셈이죠. 심지어 먼작귀 주인공 3인방은 잘 가지지 못한 자동차도 가져 명성과 부를 모두 가진 캐릭터로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 랏코는 어떤 특징 덕분에 이런 랭커에 올랐는지 한 번 분석하겠습니다.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랏코








랏코는 해달이다.






 랏코는 해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랏코라는 말도 일본어로 해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랏코는 해달임은 확실한 것 같은데요. 같은 해달 캐릭터로는 보노보노가 있는데 우둔하고 느린 보노보노와는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네요.



 해달은 북태평양에 서식하며 몸길이가 꼬리 제외하고도 1m가 넘으며 무게는 수컷 기준으로 30-40kg 정도 된다고 합니다. 주 서식지는 북태평양과 알래스카 남쪽이라고 알려져 상당히 추운 바다에서 살고 있죠. 족제비과 수달아과에 속해 있으므로 수달과는 친척이지만 수달은 민물에 서식하는 반면, 해달은 바다에서 서식합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랏코가 바다 근처에 있지 않고 민물에 서식하게 된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뒤에서 추측해 보겠습니다.




늠름






랏코는 압도적인 크기 덕에 랭커 1위를 찍었을 것이다.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에 나오는 3인방은 다 크기가 작은 동물입니다. 햄스터 치이카와는 말하지 않아도 상당히 작은 편이고 고양이 하치와레는 4kg 정도인 고양이이며 우사기의 롭이어 토끼는 1-2kg이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봐야 4kg입니다.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라는 제목에 딱 어울리는 크기들인데요. 그런데 해달은 이들과 체급 자체가 다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몸길이만 1m가 넘고 무게는 많이 나가면 40kg이 넘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오신다면 해달이 정말 크다면 다 큰 골든 리트리버와 비슷할 것이라 상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의 생태를 파괴할 만한 압도적인 크기죠. 절대 작지 않습니다. 랏코는 당연히 랭커 1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달 크기




정말 해달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 크기는 맞는 것 같다.





어깨 높이는 리트리버가 더 높겠지만 몸길이나 무게는 사실 비슷하다.




 자 그리고 해달은 IUCN Red list에 EN(Endangered)에 등재되어 있는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동물입니다. 해달이 사람들 잘 따르고 외형도 귀여움에도 불구하고 해달은 모피의 품질이 뛰어나 과거에 엄청나게 사냥당했으며 현재는 기름 유출로 인한 바다 오염과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해있죠. 전 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해달을 만약에 건들게 된다면 엄청난 벌금과 책임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랏코는 먼작귀 세계관에서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어서 몬스터들이 건들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랏코를 건들게 된다면 전 세계가 달려들 것이기 때문이죠.




랏코는 작지도 않고 힘도 강할뿐더러 건들면 바로 벌금행.








랏코는 추위에 너무 약한 편이다.







 랏코는 토벌 랭킹 1위일 정도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냉탕에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해달은 섭씨 0도에 가까운 얼음 물에서도 잘 견딜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해달은 온탕에 약해야 하는데 말이죠.) 비록 냉기를 막아줄 피하지방층은 두껍지 않지만 1제곱미터에 150,000개의 털 가닥이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털들이 조밀하게 있습니다. 워낙 털이 조밀하게 있고 털이 이중으로 있다 보니 물이 들어갈 틈도 없으며 방수가 된다고 하죠. 그래서 물에 젖을 염려가 해달은 적습니다.



 그런데 랏코는 그저 냉탕에 있었을 뿐인데 추위에 떨었습니다. 랏코는 다른 해달들에 비해 굉장히 추위를 많이 타며 워낙 추위를 많이 타서 추운 바다보다는 지금처럼 민물과 육지가 있는 따뜻한 곳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먼작귀에선 강하지만 해달의 세계에서는 상당히 연약할 것으로 보이네요.



얼음 물에서도 잘 견디는 해달



매우 빡빡한 해달의 털









해달이 이 냉탕도 못 참나!?




랏코는 굉장한 대식가일 것이다.






 해달은 앞서 추운 바다에서 살고 있으며 이에 적응하기 위해 빽빽한 털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추운 바다에 적응하기 위해선 이걸로 부족하죠. 다른 해양포유류에 비해 피하지방층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고 그래서 엄청난 식성을 보여줍니다. 해달은 체중 1kg당 250kcal를 먹어야 합니다. 만약 해달이 30kg이라면 무려 7500kcal를 먹어야 하는데 하루 성인 남자 평균 섭취 권장량이 2000kcal를 생각한다면 무려 3배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만약 해달이 라면(1개당 500kcal)을 먹는다면 하루에 15봉지를 기본으로 먹어야 할 정도죠. 그러면 삼시세끼니까 1끼당 라면 8개를 세끼 먹어야 겨우 본전치기일 것 같습니다.  



 랏코가 생딸기 빙수?를 먹는 모습이 나왔는데, 설빙의 생딸기 빙수 1그릇이 800kcal라고 하니 랏코는 이 생딸기 빙수를 10개는 먹어치울 수 있겠네요. 먼작귀 주인공 3인방도 밥을 잘 먹는 편이지만 랏코에 비하면 세발의 피일 것 같네요.



엄청난 먹성을 가진 해달



랏코는 이걸 10개나 먹을 수 있음








마치며






 지금까지 랏코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랏코는 해달이며 압도적인 크기 때문에 랭커 1위에 올랐을 것이고 추위에 너무 약한 편이며 굉장한 대식가일 것이라는 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해달은 현재 멸종 위기 동물 EN 등급인데요. 해달을 직접 보지는 못하더라도 해달은 보노보노 등으로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름 유출, 그리고 기후 변화 때문에 멸종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해달도 결국 멸종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해달이 처한 현실에 대해 우리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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