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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Aug 10.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여우 보송이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 구독자분에게 추천받은 캐릭터를 하고자 합니다. 이 캐릭터는 곽철이, 오둥이나 누렁이처럼 단순하고 웃긴 캐릭터는 아니지만 색감 자체가 매우 따뜻하고 형태가 오밀조밀 귀여운 캐릭터인데요. 바로 모롱 작가님의 보송이입니다. 보송이는 2020년 이전부터 카카오 이모티콘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여우 캐릭터입니다. 따뜻한 색감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귀여운 외모로 꾸준히 사랑받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이모티콘 분위기상 여자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굉장한 것 같은데요. 보송이를 모르시는 분들도 보송이를 보면 아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정도로 현재는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여우 캐릭터 하면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가 보송이가 아닐까 싶은데요. 과연 보송이는 어떤 특징을 가진 여우일까요?










아기 여우치고 식성이 성인 남자 같다.











보송이는 한국 여우다.











 보송이는 붉은색의 털을 가진 한국 출생의 여우입니다. 여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이런 이미지죠. 이 여우는 바로 붉은여우입니다. 붉은여우는 열대 지방, 극지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 서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 아시아, 북아프리카, 유럽, 북미, 호주에 걸쳐 넓게 서식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야생 여우는 거의 보기 힘들죠? 우리나라에도 붉은 여우의 아종인 한국 여우가 널리 서식했었습니다. 그러나 일제의 해수구제사업과 쥐 잡기 운동으로 인해 거의 멸종에 이르렀습니다. 쥐 잡기 운동과 무슨 관련이 있냐면, 쥐 잡기 운동을 할 때 쓰인 약을 여우가 먹거나 아니면 약을 먹은 쥐를 여우가 먹어서 그에 중독되어 죽은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하죠. 영국에서는 거의 고양이와 동일시하게 취급하는 것과는 굉장히 대조적이네요. 보송이는 한국에서 출생했으니 한국 여우로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멸종 위기등급 1급이기 때문에 보송이를 함부로 건들게 된다면 엄중한 벌금행일 것이니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붉은 여우




보송이를 괴롭히면 한국에서는 벌금행. 법이 보호해 주는 보송이.








보송이는 5개월령의 어린 여우다.







 보송이는 성체인 엄마 여우의 2/3 정도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체 붉은 여우가 몸길이 60-70cm가량에 크면 10kg인 걸 생각하면(진돗개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 보송이는 40cm 정도 가량인 것 같습니다. 40cm가량이면 소형견 정도로 보이네요. 여우의 성장 그래프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명확하지는 않아서 같은 갯과 동물인 강아지의 성장 그래프를 대신 살펴보면 성체 무게와 길이의 50-60% 정도에 해당하는 시기가 4-6개월가량입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보송이도 4-6개월령 정도의 어린 여우로 보입니다.






새끼 여우 연령별 무게 / 6개월령 정도 되면 약 6kg 정도 되는데 성체(10kg 기준)의 약 60% 정도 된다.






저먼 셰퍼드 연령별 키, 5개월 정도 되면 성체의 60% 정도 된다.







픽셀로 계산하니 대략 엄마 여우가 1.5배 크더라...






실제로는 이런 느낌..?








보송이는 호흡기가 불편할 것이다.








 보송이 가족을 보면 정상적인 여우에 비해 주둥이가 매우 짧습니다. 강아지도 주둥이가 매우 짧은 단두종이 있죠. 퍼그, 프렌치 불독, 페키니즈, 불독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종들의 특징은 주둥이가 짧아 콧구멍이 납작하고 기도가 좁아 숨을 쉴 때 불편해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입을 벌리고 쉬는 경향이 있죠. 콧구멍이 납작하고 좁고 기도가 좁으니 평소 숨 쉴 때도 코 먹는 소리나 거위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기도가 좁으니 흥분하게 될 경우 켁켁거림이 있고 같은 물을 마셔도 사레들린 것처럼 켁켁거리는 증상이 잦아지기도 합니다. 증상이 조금 더 심해지면 평소에도 켁켁거리며 잠을 잘 못 자기도 합니다. 숨을 못 쉬니 청색증이 생길 수도 있죠. 







 보송이 가족을 보면 보송이 엄마도 일반적인 여우에 비해 주둥이가 짧습니다. 그래서 다른 여우들에 비해 코가 납작하고 기도가 좁을 걸로 보이는데요. 보송이도 호흡기가 다른 여우들에 비해 불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송이는 기도마저 좁다면 흥분했을 때 켁켁거림이 있을 수 있으니 주변 환경을 습윤하게 해주고 흥분을 오래 하지 않게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보송이는 소화기계는 매우 튼튼할 것이다.







 보송이는 인스타그램에서 아이스크림과 라면을 먹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만약 5개월령의 어린 강아지가 아이스크림을 저렇게 한 입에 먹고 라면을 맛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십중팔구 적게는 연한 변을 보거나 많게는 구토를 하면서 소화기 증상을 보일 것입니다. 소화기는 35-40도 정도일 때 소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데요 갑자기 차가운 걸 먹게 되면 소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니 설사를 하게 됩니다. 라면은 워낙 짜기도 하고 자극적이니 설사를 할 수도 있죠. 그나마 사람은 덩치가 크니까 소화를 한다지만 덩치가 훨씬 작은 강아지나 여우가 먹으면 별로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보송이는 저런 걸 먹어도 멀쩡합니다. 보송이는 비록 호흡기는 불편하게 타고난 것 같지만 소화기는 굉장히 튼튼하게 타고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저렇게 먹어도 설사할 수 있을 텐데요










마치며






 지금까지 보송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보송이는 한국 여우(한국의 붉은 여우)고 5개월령 정도의 어린 아기 여우이며 주둥이가 짧아 호흡기가 불편하고 소화기계는 튼튼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전의 해수구제사업과 사냥 그리고 개발로 인해 최상위 포식자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멧돼지나 고라니가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일궈놓은 인간 사회에 피해를 주고 있죠. 그래서 포식자 중 하나인 한국 여우를 최대한 복원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여우는 사람을 피해 다니고 야행성이기에 사람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 과도하게 늘어난 멧돼지와 고라니 개체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복원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생태계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우리나라는 보송이 친구인 여우를 성공적으로 복원시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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