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삼한 수의사 Jun 08. 2021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혹성탈출 시리즈 시저

수의사가 보는 침팬지 시저



 이번 21화에서는 영장류 캐릭터에 대해서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영장류 캐릭터를 찾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마침 영장류들이 아주 많이 나오는 영화를 예전에 본 기억이 있어 그 영화의 주인공을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그 주인공은 혹성탈출에 나오는 주인공인 시저입니다. 예전에 혹성탈출을 보면서 철학적인 사색은 많이 했으나 의외로 여기에 등장하는 엄청난 수의 영장류들을 리뷰해보고자 하는 생각은 못 했습니다. 과연 여기에 나오는 시저는 어떤 영장류인지 리뷰해보겠습니다.

​​


시저는 침팬지이다.


​​


 시저는 검은색 털, 큰 귀와 머리에 약간 탈모가 온 것 같이 듬성듬성 털이 나있고 코가 작으며 꼬리가 없습니다. 많은 유인원들이 이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시저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행동과 지능 등을 토대로 고려해보면 침팬지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시저는 침팬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하니 시저는 침팬지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침팬지는 크기가 1.2~1.4m 정도 되며 체중은 약 30-60kg 정도 나간다고 합니다. 평균 수명은 30-40년이지만 68년까지 산 침팬지도 있으니 관리만 잘 된다면 더 오래 살 수도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이며 실제로 인간과 상당히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여주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서식지는 주로 아프리카 중부 서쪽 해안부터 동아프리카까지이며 초원보다는 숲에서 생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된 먹이는 과일, 견과류이지만 실제로 육식도 즐기는 잡식동물입니다.


시저의 지능은 성인 인간 수준으로 보인다.


 ​


 영화 중에서 시저는 유인원들을 모으고 탈출하는데 그 문제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능력은 성인 인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지능이 높았습니다. 또한 유인원 무리들을 이끌고 인간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여준 전술들은 시저의 높은 지능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언어를 알고 있으며 다른 유인원들과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얼굴이나 몸짓 말고도 수화를 사용하는 등 유인원 중에서도 굉장히 지능이 높은 면모를 영화 중에서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시저의 지능은 성인 인간만큼이나 높은 지능을 가졌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실제로 침팬지의 지능은 매우 높은 편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침팬지의 지능을 인간 유아 정도로 생각하는데 (적게는 2살부터 많게는 6살 내외) IQ로 치면 60-80 정도 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러나 침팬지 아이큐에 대해서 검색해보면 IQ 120이라는 너무 높은 숫자가 나옵니다. 사실 이런 추측은 아마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인간의 아이큐 측정은 문제 해결 능력, 추론, 공간 지각 능력 등을 문항을 통해서 분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항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야 하는데 침팬지가 아무리 똑똑한 동물이라도 인간의 의도가 담긴 문항들을 절대 다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문항들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데도 인간의 평균 IQ보다 훨씬 높은 120이 나온다는 것은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고릴라 코코


 2018년 6월, 서부 로랜드의 말하는 코코 고릴라가 46세로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고릴라는 2000개의 영단어를 이해하고 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고릴라의 아이큐는 75-95 사이라고 추정한다고 합니다. 과연 침팬지가 이 고릴라 코코보다 더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인간의 언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고릴라의 IQ가 100이 채 안 된다고 하는데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야생 침팬지의 아이큐가 120이라고 측정이 될 수 있을까요?



시저가 이빨을 보이며 짓는 미소는 사실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표현일 것이다.

 

윗이빨과 아랫이빨을 보이며 웃는 행위는 사실 공포를 나타내는 행위일 수도 있다.


 보통 침팬지를 보면 웃는 모습의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웃는다는 것은 기분 좋거나 간지럽다는 뜻의 긍정적인 표현으로 인식됩니다. 하지만 침팬지에서 일반적으로 윗이빨과 아랫이빨을 보이며 웃는 행동은 스트레스나 공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침팬지의 윗이빨을 보이며 웃는 행동은 인간에게 포획당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시저가 윗이빨을 보이며 웃는 행동은 사실 긴장했거나 스트레스가 오는 상황일 확률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랫이빨만 보이며 웃는 경우나 이빨을 보이지 않고 미소를 짓는 경우는 놀이를 할 때 보이는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나타내는 표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두 표정은 편안하거나 재밌을 때 나타내는 표정으로 상대적으로 안면 근육이 안정되어 있으며 윗이빨이 드러나지 않는다.


​​

보노보인 코바는 본래 온순한 동물이었을 것이다.


보노보 침팬지(좌), 혹성탈출의 악역인 보노보 코바



 혹성탈출 영화의 전형적인 악역인 코바입니다. 영화에서 코바는 같은 종족인 유인원을 살해하고 비열하며 배신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며 난폭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코바의 모티브가 되는 보노보 침팬지는 사실 매우 온순한 편에 속하는 유인원입니다. 오히려 시저의 침팬지가 훨씬 더 공격적이고 난폭하다고 하며 실제로 침팬지의 습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캐를라 내쉬라는 이름의 여성은 침팬지를 기르는 친구 집을 방문했다가 습격을 당하여 안면 윤곽이 망가진 사고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본래 보노보인 코바는 온순했는데 인간의 지속적인 생체 실험으로 인해 난폭하고 예민하게 변하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침팬지인 시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시저는 침팬지이며 지능이 성인 인간 수준이고 윗이빨을 보이며 짓는 미소는 사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뜻이며 그의 정적인 코바는 사실 매우 온순한 동물이었을 것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