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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ul 22. 2021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페파 피그

수의사가 보는 돼지 페파 피그


 2004년 영국에서 등장한 한 돼지. 눈 위치에 있는 기묘하게 솟아오른 코와 차면 쓰러질 것 같은 얇은 다리, 항상 신고 있는 신발과 옷이 특징인 이 캐릭터는 한때 전 세계의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현재 넷플릭스에도 방영되고 있는 인기 콘텐츠입니다. 이 캐릭터는 바로 페파 피그(Peppa pig). 현재 SNS에서 밈으로도 많이 재활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20대의 추억이 많이 깃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페파 피그는 어떤 돼지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페파 피그는 요크셔 돼지일 것이다.

출처 : 페파 피그


 페파 피그는 수직으로 서있는 귀, 말려있는 꼬리, 분홍색의 피부, 그리고 영국 출신인 돼지입니다.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품종은 바로 요크셔 돼지. 요크셔 돼지는 영국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서있는 귀와 말려있는 꼬리, 그리고 상대적으로 하얀 피부가 특징적입니다. 영국에서 개량된 품종이기는 하나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고 있는 돼지이기도 하며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돼지입니다. 크기가 많이 큰 대요크셔의 경우 300kg까지도 자라며 한 번에 11마리의 새끼를 낳기도 합니다. 페파 피그는 크기가 많이 크지는 않아 보이므로 소요크셔이지 않을까 추측하며 옆 동네의 피글렛과 사촌일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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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셔 돼지(Yorkshire pig)


페파 피그는 앞발가락 하나가 퇴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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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페파 피그


 페파 피그는 앞발가락(손가락)이 3개입니다. 참고로 실제 돼지의 발가락은 4인데, 페파 피그는 직립보행을 하고 있으므로 앞발가락을 잘 사용하지 않아 하나가 퇴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돼지의 경우 비록 4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으나 걸을 때는 두 개의 큰 발가락을 이용하여 걷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발가락은 마치 퇴화될 것처럼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페파 피그는 앞발가락으로 걷지도 않으니 하나가 퇴화된 것으로 추측하며 신발을 벗기면 4개의 발가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4개의 발가락을 가진 돼지 / 출처 : 3d scientific(좌), National hog farmer(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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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파 피그는 바로 앞에 있는 사물을 잘 보지 못할 것이다.


출처 : 페파 피그


 돼지의 시야는  310도입니다. 그래서 뒤에서 다가가더라도 돼지는 알아차리고 공격할 준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돼지에게 접근할 때는 다리를 옆으로 뻗지 못한다는 것을 이용하여 맹점의 측면에서 접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페파 피그의 경우 높이 솟아오른 코가 눈과 일직선상에 위치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바로 앞에 있는 사물을 잘 보지 못할 것이며, 앞에 있는 사물을 보기 위해 고개를 살짝 옮겨 볼 것입니다. 따라서 페파 피그는 일반 돼지보다 시야가 좁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일반 돼지의 시야
페파 피그의 예상 시야



페파 피그는 왜소증을 앓고 있을 것이다.

출처 : 페파 피그


 페파 피그의 프로필을 보면 4세(4 Years)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에 비해 굉장히 작은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사실 돼지는 늦어도 생후 8개월이 되면  자라며  성숙이 진행됩니다. 페파 피그는 부모님과 체급이 비슷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이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왜소증을 앓고 있거나 품종이 미니어처 피그일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왜소증은 유전자 변이,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등에 의해 일어나는 키와 체구가 평균에 비해 훨씬 작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유전자 변이에 의해 연골이 형성되지 않을 수 있고, 호르몬 불균형이 오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 일어나지 않아 왜소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거인증이 됩니다.  


출처 : Pixabay


마치며


출처 : 페파 피그



 지금까지 페파 피그에 대해서 분석해보았습니다. 페파 피그는 요크셔 돼지로 앞발가락 하나가 퇴화되었으며 시야가 좁고 왜소증을 앓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사실 돼지는 그 외에도 재밌는 사실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강아지보다 똑똑하고, 감정을 느껴 슬퍼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으며, 땀샘이 거의 없어 체온 조절이 힘들다는 점입니다. 또한, 우리 인간과 장기 구조가 매우 유사하여 장기 이식 연구에도 가장 활발히 도움을 주는 동물이기도 하기에 우리 인류는 이 돼지에게 정말로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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