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곰돌이 푸 티거

수의사가 호랑이 캐릭터인 티거를 분석하다

출처 : 곰돌이 푸

 호랑이 캐릭터는 유명한 캐릭터는 생각보다 없습니다. 88올림픽 때의 호돌이는 사실상 일회성이고 요즘에 등장하고 있는 호랑이 형님의 무케는 아직 그 인기가 오래되지는 않았죠. 그런데 19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호랑이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곰돌이 푸에 등장하는 티거입니다. 사실 호랑이라는 동물은 멋진 털과 그 강인함 덕분에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그 이미지 때문에 대중적이고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그 한계를 딛고 100년 동안이나 사랑받아온 유일무이한 호랑이 티거는 참 경이롭습니다. 과연 티거는 어떤 특징을 가졌을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출처 : 곰돌이 푸

티거는 아시아 출신일 것이다.

출처 : 곰돌이 푸

 갑자기 곰돌이 푸가 사는 100에이커 숲에 들어와 눌러 앉은 티거. 사실 티거의 출신이 어딘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티거가 동물원 출신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티거의 고향을 추적한다면 아시아 대륙에 한정되어 있을 것입니다. 호랑이는 예전부터 인도-인도차이나-중국-한국-연해주에 걸친 지역과 중앙아시아 일부에 살고 있었는데요. 그러나 최근 1990년에는 그 지역이 인도 일부, 인도차이나 일부, 연해주 일부에만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호랑이가 아시아 지역에서만 산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호랑이는 사는 지역에 따라서 그 아종이 나뉘는데요. 한반도 호랑이라고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 가장 흔하게 존재하는 인도의 벵골 호랑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의 수마트라 호랑이, 남중국 지역의 남중국 호랑이, 태국과 미얀마에 걸쳐 서식하는 인도차이나 호랑이, 말레이반도에 서식하는 말레이 호랑이로 나뉩니다. 사실 크기를 제외하면 이 호랑이들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따라서 티거는 어떤 호랑이인지, 고향이 어디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분명 아시아 출신일 것이며 확률상 벵골 호랑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출처 : CNN

출처 : 곰돌이 푸

티거는 푸보다 더 강할 것이다.

출처 : 곰돌이 푸

 곰과 호랑이의 힘은 비슷하다고 하지만, 이는 불곰에만 한정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호랑이는 가끔 불곰을 사냥할 만큼 굉장히 강한 육식동물인데, 불곰보다 약한 흑곰은 사실 호랑이보다 더 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흑곰은 호랑이를 피해 다닌다고 할 정도죠. 호랑이는 송곳니가 60cm 정도로 굉장히 길고 그 이빨 하나에 450kg이 넘는 힘이 실린다고 할 정도로 치악력이 매우 강합니다. 또한 중형 포유동물은 한 방에 빈사상태로 만들 정도로 강력한 앞발 힘을 가지고 있어 호랑이는 사실상 살아있는 살상 무기일 정도로 강력합니다.

 이때 곰돌이 푸는 아메리칸 흑곰의 아종인 커모드 베어로 추정되는데 만약 푸와 티거가 경쟁에 놓이게 된다면 티거가 조금 더 푸보다 강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출처 : 곰돌이 푸

티거는 달릴 때 방향 전환이 매우 빠를 것이다.

출처 : 곰돌이 푸

 동물들은 일반적으로 긴 꼬리를 가졌습니다. 꼬리의 기능은 종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균형을 잡고 방향 전환을 도우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꼬리의 힘이 강하고 탄력이 있다면 균형 감각과 방향 전환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티거는 꼬리의 힘이 매우 강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호랑이는 성체 수컷 기준 최소 몸무게가 100kg이 넘는데 그 육중한 몸무게를 꼬리로 버티고 심지어 꼬리로 통통 뛰어다닐 만큼 그 힘이 강력합니다. 따라서 티거는 강력한 꼬리의 힘 덕분에 균형 감각이 매우 뛰어날 것이고 달릴 때 방향 전환 능력 역시 매우 뛰어날 것으로 추측합니다.

꼬리로 잠깐 뛰어다닌 티거, 출처 : 곰돌이 푸

출처 : 곰돌이 푸

티거가 사는 곳은 티거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출처 : 곰돌이 푸

 호랑이는 주로 매복하여 사냥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의 서식지를 보면 숲이 매우 빽빽하게 있는 곳이며 매복할 수 있는 풀이 매우 풍부한 곳입니다. 그런데 티거가 사는 곳은 그런 풀은 적고 나무도 듬성듬성 존재하는 개활지입니다. 따라서 티거는 비록 균형 감각이 뛰어나고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함에도 수월하게 사냥을 거의 못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렇게 되면 먹을 식량이 부족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티거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호랑이들이 기존에 먹지 않은 여러 음식들을 먹게 되었는데, 티거가 샌드위치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단백질이 워낙 적은 탓에 티거는 다른 호랑이들보다는 몸이 매우 작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출처 : 곰돌이 푸

출처 : 곰돌이 푸

마치며

출처 : 곰돌이 푸

 지금까지 티거에 대해서 분석하였습니다. 티거는 아시아 출신일 것이며 곰돌이 푸보다 강할 것이며 방향 전환과 균형 감각이 매우 뛰어나지만 티거가 사는 곳은 티거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호랑이는 예전부터 인간에게 경외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경외감은 남획을 초래하였고 호랑이는 비록 대중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멸종 위기에 봉착하였습니다. 아마 100년이 지나면 우리 지구상에서는 동물원을 제외한 곳에선 야생 호랑이를 더 이상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의 호랑이 남획을 금지하고 최소한의 서식지를 국가 차원에서 보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곰돌이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