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 두려운 엄마의 고백

육아 심리 에세이

by 콜룸바


스무 살 적엔 수요일이 참 좋았다.

"이틀만 지나면 금요일. 불빛이 가득한 거리와 친구들과의 웃음소리,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주말이 있다."

월요일 아침 그 무겁던 발걸음도 수요일이 되면 살짝 가벼워졌다. 그때의 금요일은 약속과 자유, 그리고 젊음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금요일은 많이 달라져있다.

어느 순간부터 나를 들뜨게 하기보다 조용히 긴장시키는 날이 되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을까. 금요일이면 주말이 다가오고, 주말이면 온전히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기다린다. 그 시간은 선물 같으면서도, 동시에 미션 같기도 하다.

"이번 주말엔 무엇을 하며 놀아줘야 하나. 어딜 가야 하지?" 머릿속엔 늘 작은 숙제가 놓인다.


아이에게 감기 기운이라도 보이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진다.

아이의 가벼운 기침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혹시 전염병이라도 걸린 건 아닌지 마음이 분주해진다. 나 역시 아픈 아이의 몸과 마음속에 함께 갇혀버린 것처럼 아파온다.


일곱 살이 된 지금, 집 안에서도 함께할 수 있는 놀이가 많아졌다.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종이접기를 하며 레고로 성을 쌓기도 한다. 웃음이 터지는 순간마다 나는 이 시간이 얼마나 유한한 것인지 새삼 깨닫곤 한다.


20대의 나는 월요일을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월요일을 기다린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마주하는 월요일의 고요함과 아메리카노 한 모금에 스며드는 그 평화가 어쩌면 지금 내 삶에서 가장 값진 호사일지도 모른다.


아이와 함께한 주말의 소란이 지나간 뒤 월요일의 고요는 더 깊어진다.

결국 나는 금요일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 끝에 찾아올 소란을 사랑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떨어져 있으면 당장이라도 보고 싶은 이런 모순적인 감정을 엄마들이라면 공감하겠지. 유치원에 등원한 아이가 벌써부터 보고 싶어 지는 걸 보니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큰 소리로 말해줘야겠다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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