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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주택의 치명적인 단점

by 우신 ST


목조 주택은 친환경적이고, 지진에 강점이 있으며, 냉난방 에너지 절약에 이점이 있다. 그러나 화재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목조 주택을 좋아해 목조주택을 직접 지어 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 목조주택을 널리 보급하고 싶었다. 그러나 2015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목조 주택은 전원주택의 구조 방식으로는 추천하나 도심에 지어지는 집이나 공동 주택에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5 년 초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강 건너의 에지워터라는 동네에 있는 아발론 아파트 단지에 화재가 발생했다. 그 결과 아파트 한동만 빼고 모든 건물이 전소되었다. 난 그 현장을 바로 앞에서 생생히 지켜보았다.

소방차의 엄청난 물 공세에도 불구하고 불길이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난 스프링클러 설치 유무가 궁금하였고 다음날 신문을 통해 안 사실인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건물이었다.


실상 스프링클러의 존재는 물을 끄는 목적보다는 재실자가 안전하게 대피할 시간을 버는 데에 목적이 더 크다.
만약 벽에 불이 붙으면 불이 벽을 타고 올라가 천정으로 불이 번지게 되고 천정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열을 감지하게 되어 뒤늦게 스프링클러가 터지게 된다. 그러나 불길은 스프링클러의 영향 범위 범위를 피해 벽을 타고 지속적으로 위아래로 번지게 된다. (석고보드 안의 목조 스터드를 타고 불이 번지게 됨)

뒤늦게 소방관들이 도착하면 목숨을 걸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불길을 잡겠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불이 다른 건물로 더 이상 퍼지지 않게 건물 밖에서 물을 뿌려만 될 뿐이다. 그러는 동안 불길은 벽과 천장을 타고 건물 전체에 퍼지고 결국에 건물은 폭삭 주저앉게 된다.

많은 신문기사들은 싸구려 목조 구조로 지어진 공동주택에 대해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아발론은 미국 내에서 유명한 고급 아파트 브랜드이다. 왜 고급 아파트가 미국에서 가장 싼 구조방식인 목구조로 지어졌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개발업자 입장에서 최대한 싸게 지어 겉모습만 화려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특히 세입자) 건물의 구조에 신경을 쓰겠는가?


현재 우리나라에도 목조로 지어진 주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목조 주택의 보급률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목조 주택 보급 관계자들은 목구조의 이점을 내세우며 심지어 공동주택이나 도심이 지어지는 주택에도 보급하려 노력을 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목조주택이 가장 싼 건축방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목재를 전량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목조 주택이 싸지만은 않다.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땅콩주택 보급에 앞장서는 이집소의 이현욱 소장은 일본 환경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콘크리트 주택에 사는 사람은 목조주택에 사는 사람보다 평균 수명이 9년 짧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사익을 위해 콘크리트 주택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 연구 결과의 사실 관계를 떠나 잘 지어진 목조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높다. 내가 도심에 집을 짓는다면 어쩔 수 없이 콘크리트 주택을 지을 것이고, 전원주택을 짓는 다면 주저 없이 목조 주택을 지을 것이다.


무엇이 우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목조 주택은 도심이나 공동주택에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Written by Samuel Kim / Architecture Art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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