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CM 회사인 Parsons Brinckerhoff에 근무할 당시 싱가포르 투자청 (GIC)의 건물 매입을 돕기 위해 어느 지방도시에 신축 중인 쇼핑몰에 대한 자산실사를 했던 적이 있다.
건물의 지하 모든 층에 방수 공사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 발견되어 문제 되었다. 근처에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지중에는 지하수가 항상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하 구조체에 방수막이 시공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를 문제 삼으니 개발회사의 변명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황당한 주장은 우리나라의 지어지는 모든 건물이 이런 상황인데 왜 우리 건물만 문제가 되는 것이냐였다.
법적으로 지상에 지어지는 건물은 대지경계선으로부터 어느 정도 이격 시키게끔 되어 있다. 하지만 땅속에 지어지는 지하실은 이격에 대한 규정이 없다. 그래서 많은 건물들의 지하실 지하 구조체는 대지 경계선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 공사된다. 이과정에서 작업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외방수를 시공하기가 어렵게 된다.
지하 구조체에 외방수가 시공되지 않으면, 거푸집 스페이서로 인한 틈, 불량시공 및 콘크리트 자체의 공극을 통해 지하수가 건물 안으로 침입해 들어오게 된다. 침입되어 건물 안으로 들러 들어온 물은 Sump Pump를 이용해 건물 밖으로 다시 내보낸다. 지하실에 벌어지는 이러한 상황이 또 하나의 가벽 뒤에 가려져 있어 사람들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쾌쾌한 지하실 냄새뿐이다.
많은 시간이 흘러 콘크리트가 바스러지고 철근 부식되어 힘을 읽게 되면 토압을 버티고 있는 벽이 무너져 결국에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지어진 대다수의 건물들은 언젠가는 이러한 문제에 처할 것이다.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일지도... 허물고 다시 지으면 되니깐...
Written by Samuel Kim / Architecture Art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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