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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입니다 Oct 26. 2021

농업 일자리 체험교육 2일 차

퍼머컬쳐 상업화 성공 케이스를 실제로 만날 수 있던 시간

오늘은 퍼머컬쳐로 상업화에 성공하셨던 우리나라 퍼머컬쳐 1세대 농업 마이스터분께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정말 직접적으로 유익했던 날이었습니다.


50명 들어와 있던 줌에서 자기소개 시간 때 나이를 밝히니 '아 생각보다 나이가 있으시군요'라는 소리를 들은 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만, 무튼!




오늘 배운 것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퍼머컬쳐 키친가든, 맛있는정원 대표 이진호님


 

1. 퍼머컬쳐의 두둑에는 장점이 있다.

    

두둑을 쌓아 만든 모습

   

1) 두둑이 높으면, 표면적이 넓어 많이 심을 수 있게 된다.


2) 높이를 내가 작업하기에 편한 높이로 맞추어 만들면 일하기 편해진다. 나를 땅에 맞추는 게 아니라, 땅을 나에게 맞춰야 한다. 시골에 오랫동안 일하신 어르신 분들이 온몸 골병이 다 들어 동네 시골 병원에 줄이 늘어져있는 모습을 기억할 것.


3) 공기와 닿는 면적이 많아 호기성 미생물이 흙 안에 많아지게 만들 수 있다. 호기성 미생물은 흙을 더 비옥하게 해주는 유익한 미생물이 대부분이다.


4) 배수가 잘된다.


5) 빗물이 땅 속에 저장이 잘 되어 식물들이 땅 속 깊이 뿌리내릴 수 있게 유도한다.

- 식물은 영양분이 있는 곳으로 뿌리를 더 뻗어가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 추운 냉해, 동해를 이길 수 있게 한다. ( *동결심도 )


6) 미기후(Microclimate)를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기를 수 있다.


- 자연의 다양성 덕분에, 해충의 천척이 좋아하는 식물을 심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해충의 수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해충약을 치지 않고도, 자연이 일을 시킬 수 있게 한다.

- 꽃가루를 옮겨 다닐 수 있게 하는 여러 종의 동물을 불러들여 더 풍성한 정원을 가꿀 수 있게 된다.

- 상생 식물(Companion Guild)을 심어 식물들끼리의 수요를 서로가 채워줄 수 있게 한다.

사과나무와 컴프리. 컴프리는 질소를 고정시켜 사과나무가 자라는데 필요한 질소를 충족시켜준다. 사과 뿌리 부분의 지표면을 덮어 멀칭을 돕는 데다, 꽃가루를 옮겨줄 동물을 불러 모은다
(왼쪽) 호박-콩-옥수수 길드. 옥수수를 먼저 심고, 콩이 옥수수를 타고 올라가며 뿌리에 질소를 만들어낸다. 그 후 호박을 심으면 호박잎이 땅을 뒤덮는다(잡초 예방)
바질과 토마토를 함께 기르면 토마토의 풍미가 배가 된다. 바질의 아로마향이 토마토에 해를 입힐 수 있는 벌레들을 쫓는데 도움을 준다고도 알려져 있다.



        - 양지에 잘 크는 식물과 음지에 잘 크는 식물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적지적작의 원리)

허브 스파이럴. 맨 위는 볕이 많이 들고, 배수가 되어 금방 건조해져 양지 식물을, 중간에는 반양지, 하단부에는 습기를 좋아하는 음지성 식물을 한 공간에 모두 키울 수 있다.



2. 약을 치지 않고 만든 내 농산물을 직접 유통하는 방법이 있다. 로컬 직판매장을 이용하는 것.

    - 약을 치지 않고 애써 만든 내 농작물을, 제대로 된 가격을 매겨 존중받으며 팔 수 있다.

    - 퍼머컬처 디자이너로서 귀농하려는 꿈을 도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3. 질소가 너무 많이 땅에 투여되면 작물은 빨리 크나 쉽게 상한다.

    - 세포의 수는 늘지 않는데, 그 크기만 커져 세균이 침입하기 매우 좋은 식물이 된다.

    - 세균이 침입한 식물은 쉽게 무르고, 상한다.

    - 질소가 많은 땅은 세균이 창궐한다.


4. 질소대비 탄소의 비율이 더 높은 흙은 작물이 건강하다. 숲의 땅에 가깝다.

    - C/N 비율이 40보다 크면 숲의 땅, 이보다 적으면 밭에 가깝다.

    - 질소 대비 탄소의 비율이 높은 경우, 세균이 침입하기 어렵다.

    - 이런 흙에서 자란 작물은 단단하고 맛있다.

    - 질소가 아니라 탄소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다시 말해, 질소 비료를 억지로 넣어 크기만 키우는 작물이 아니라, 탄소 덩어리인, 나무나 부엽토를 흙에 묵혀야 좋은 작물을 기를 수 있는 흙을 만들 수 있다.


5. 질소를 자연스럽게 늘려주는 방법은, 질소 고정 식물(Natrum Fixed Plants)을 함께 키우는 것이다.

    - 콩류 혹은 콩과류 나무를 심는 것.


6. 질소가 식물을 실제로 자라게 만드는 물질이기 때문에, 질소를 조절해주는 게 필요하다.


7. 자연의 모습을 모방해 디자인하는 기술을 생태모방 기술(Biomimicry)라고 한다. 자연은 이유가 없는 것이 없다. 자신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수십만 년의 세월을 거쳐 진화해왔다. 이 디자인을 따오는 것이 노하우다.

- 집 앞마당에 어떤 식으로 퍼머컬쳐를 해줘야 할지 도무지 감도 못 잡고 있었는데, 이 부분의 수업이 큰 도움이 됐다. 그저 자연의 어떤 모습이든 모방에 내 앞마당에 구현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생태모방 기술이자 퍼머컬쳐 디자이닝.


키홀가든(왼쪽)과 만달라 가든(오른쪽)
강원도 영월 체험 퍼머컬쳐 농장 '밭멍'의 나뭇잎 형태 가든



8. 빗물은 질소가 많이 들어있다.

    - 천둥번개가 칠 때, 번개가 공기 중의 미네랄을 모아 땅의 표토에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 표토에 흙의 영양분 80%가 남아있다.

    - 표토 3cm를 만드는데 1500년이 소요된다.

    - 흘러간 물은 모두 유실되어 강과 바다로 흘러나간다. 삼각지가 비옥한 이유.


9. 빗물을 모으기 위해 등고선을 따라 10cm 깊이를 앞에 둔 두둑(Swale)을 만든다.

- 비가 왔을 때 미네랄이 가득한 빗물이 그저 흘러내려가지 않고, 땅으로 흡수되어 붙잡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함.

- 두둑 근처에 녹비작물인 클로버, 자운영, 청보리, 호밀 등을 심어놓으면 땅이 유실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 두둑에 나무를 심으면 좋다.


10. 근모가 있는 이유는, 땅 속의 미네랄을 흡수해내기 위함이다.

- 땅을 다 일궈 근모를 없애는 일은 작물을 다 죽이는 일. 그래서 근모를 잃지 않게 조심하는 게 중요하다.

- 뿌리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근모가 더 중요하다. 뿌리는 통로의 역할만을 하지, 양분을 흙 속의 미생물들로부터 상호작용해내는 역할은 근모가 한다.

- 근모가 있는 것은 표면적을 더 넓혀 더 많은 양분을 얻어내려 하는 데 있다.

 

11. 앞으로는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 커뮤니티 농장 혹은 치유농장의 형태가 더 많아질 것이다.

- 이를 CSA(Community, Supportive, Argriculture) 농장이라고 한다.

- 한 농장을 여러 명의 사람들이 와 경작한다.

    - 수익 배분을 출근한 날짜에 맞춰 나눈다.

- 나이가 많아질수록 활동이 필요해진다. 이를 커뮤니티 농장이 해줄 수 있다.

- 초고령인이 많아지면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져, 이 같은 농장 형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농촌을 만드는 사람들, 성여경 마이스터님


1. 귀농귀촌은 읍에 1년 살기, 면에 1년 살기, 마을에 1년 살기로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 다짜고짜 집부터 산다던가, 땅부터 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 입계의완, 새로운 세계로 진입할 때는 반드시 천천히 해야 한다. 

- 1년 읍에 살며 지켜본다. 어떤 투자도 하지 말 것. 밤에 적적함이 나와 맞는지, 내가 이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지켜봐야 한다.

- 면에 살면서 촌에 살며 필요한 기술을 익힌다. 목공, 건축, 설비, 난방, 용접 등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울 수 있다.

- 면에 1년 동안 살면서 점찍어뒀던 마을에 들어간다. 마을 사람들과 얼굴을 익히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낸다.

- 언제 집을 구하냐고 마을 사람들이 난리법석을 피우기 전까지는 기다리다가, 마을 사람들이 어서 집 지으라고 요청할 때 비로소 집을 짓는다. 마을 잔치를 열어 잘 지내보자는 환영 인사를 받는 게 수순이다.


2. 내가 받을 수 있는 융자가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뒤, 내가 살고 싶은 곳의 지자체 귀농귀촌 담당공무원을 찾아갈 것.

- 지방 정부들마다 목표와 한도가 다르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다르다는 것을 이해한다. ( '옆 마을은 된다는데 왜 여기는 안돼요' NO )

- 250시간 귀농귀촌을 받아야 하는 곳도 있다고 하므로, 최대한 많이 귀농귀촌 교육을 받아둘 것. ( 받아보니 정말 유익하다. 물론 퍼머컬쳐 관련 교육을 더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으련만...)

- 귀농 융자금으로 논, 밭, 과수원 (혹은 목장용지)만 구입 가능하므로 귀농귀촌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확인할 것.

- 임야로 사고 싶은 경우에는 산림청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3. 고추는 따고 난 뒤 바로 말린다고 해서 태양초 고춧가루가 되는 게 아니다.

- 따뜻한 곳에 말리면 계속 여름인 줄 알고 효소작용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때 고추가 과피를 써가며 스스로 말라간단다.

- 24시간 안에 그 효소작용이 멈추도록 해야 태양초 고춧가루를 만들 수 있다. 그늘에 말리거나 방법을 말리거나, 방법은 여러 가지이므로 찾아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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